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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강력한 외국인 선수를 보유한 팀이 우승을 차지했다. KIA 타이거즈의 투자는 적중했다.
KIA는 꾸준히 외국인 선수를 평균 이상으로 뽑는 팀이다. 한두명의 선수가 부진한 시기는 있었어도, 대체적으로 꾸준했다. 한 구단 B 감독이 "KIA는 외국인 선수, 특히 투수를 굉장히 잘 골라오는 것 같다"며 부러움을 표시할 정도다.
일단 구단의 투자가 확실하다. 무조건 비싼 선수를 잡는 것은 결코 아니다. 하지만 투자할 가치가 있는 선수에겐 확실한 액수의 계약서를 내민다. 반대로 선수에게 끌려가지도 않으려고 한다.
외국인 스카우트는 스카우트팀의 최병환 과장과 권윤민 대리가 전담하고 있다. 올해 은퇴한 브렛 필도 스카우트팀 '막내'로 변신해 현지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KIA 스카우트팀은 "구단-현장-스카우트팀의 공조가 잘된다"고 말한다.
과거에는 스카우트 각자가 따로 리포트를 작성해 보고를 하고, 의견을 제시했지만 지금은 분업화해 협업 체제를 실시하고 있다. 또 KIA의 최대 장점이 구단과 현장의 적극적인 협조다.
타 구단은 스카우트들이 보고서를 올리면, 최종 결정은 감독이 하거나 단장 입김이 크게 작용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하지만 KIA는 구단과 현장 모두 스카우트팀의 의견을 중요하게 듣는다. 스카우트팀 또한 에이전트의 태도나 구단과의 관계 형성, 선수 개인의 인성 등 여러 요건을 고려해 선정한다.
아무리 실력이 좋은 선수여도 팀 분위기를 해치면 장기적으로는 나쁜 영향만 남긴다. 반대로 현장에서 우겨서 특정 선수를 데리고 왔는데 부진하면 결국 화살은 스카우트팀에 돌아오게 된다. KIA 역시 여러번의 시행 착오를 거쳐 지금처럼 원활한 '삼각 공조'가 형성됐다.
물론 스카우트들이 기본적으로 새로 영입한 선수가 실력을 내지 못했을 경우에 대한 부담은 있다. 하지만 KIA는 비교적 유연한 분위기 속에서 영입이 이뤄지다보니 실패 확률이 적다.
투자를 하되 현장을 간섭하지 않는 프런트와 고집을 부리지 않는 현장이 하모니를 이뤄 지금과 같은 성과를 만든 셈이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