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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는 투수놀음이라고 한다. 아무리 잘 치는 타자라고 해도 투수의 좋은 공을 치긴 어려운 게 야구다.
두산이 보여준 파괴력은 무서울 정도였고, 2년간 우승했던 경험이 더해져 큰 경기 경험이 적은 선수들이 많았던 KIA의 마운드, 특히 정규시즌에서도 불안한 모습을 보였던 불펜진이 버틸 수 있을지가 우승의 향방을 결정지을 것으로 예상을 했다.
결과는 역시 투수들이 타자들을 압도했다. 3주간 쉬면서 힘을 비축한 KIA 투수들은 힘으로 두산 타자들을 윽박질렀고, NC 다이노스에 맹타를 휘둘렀던 두산 타자들도 힘에 눌리고 말았다.
특히 KIA의 불펜은 정규시즌때와는 완전히 달라진 모습으로 팬들을 열광시켰다. 3차전까지 심동섭과 임창용 김세현의 필승조가 무실점으로 완벽한 피칭을 해줬고, 4차전서 비록 1점을 내줬지만 김윤동도 위기를 잘 넘기는 등 기대 이상의 활약을 했다. KIA의 한국시리즈 불펜진은 4차전까지 8⅓이닝을 책임졌고, 단 1실점에 그쳐 1.04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다.
플레이오프에서 부진했던 두산 마운드도 한국시리즈에선 나쁘지 않았다. 4경기서 15실점(12자책)을 해서 경기당 3.75점을 내줬다. 매우 준수했다. 평균자책점은 3.09로 역시 KIA의 강타선을 잘 막아냈다.
4경기서 총 24점이 나왔고, 경기당 6점이 나왔으니 이번 한국시리즈를 투수전이라고 봐야할 듯하다. 최강의 타선을 보유한 두 팀의 대결이라 타격전으로 흐를 것이란 예상은 보기좋기 빗나갔다. 집중해서 전력 피칭을 한 투수들이 타자들을 이겼다.
이번 한국시리즈만큼은 투고타저였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