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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포커스] LG, '국가대표' 안익훈 군대 문제 어떻게 풀까

김용 기자

기사입력 2017-10-10 23:32


2017 KBO리그 한화와 LG의 경기가 20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렸다. 사진은 LG 안익훈
잠실=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7.09.20.

LG 트윈스와 유망주 외야수 안익훈은 어떤 선택을 할까.

가을야구 진출에 실패한 LG에는 10일 반가운 소식이 날아들었다. 내달 일본에서 열리는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 대표팀에 투수 김대현과 외야수 안익훈이 선발된 것이다. 만 24세 이하, 또는 프로 경력 3년 미만의 선수들로만 구성된 팀이지만, 그 나이에서 각 팀 주축을 이루고 있는 선수들이 총망라 됐다. 25인 엔트리에 드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니었다.

LG는 정규시즌 6위에 그쳤지만 안익훈이라는 미래 주전 외야수를 발굴한 한 해였다. 시즌 중후반부터 주전급으로 도약하며 많은 경기를 소화했다. 108경기 219타수 70안타 타율 3할2푼을 기록했다. 수비는 입단 때부터 선배들보다 잘한다는 소리를 들었는데, 올해 타격에서도 한층 성장했다. 컨택트 능력이 좋아 투수가 많은 공을 던지게 해 '제 2의 이용규'로서의 성장 가능성을 보였다. 아직은 극단적인 밀어치기 전법을 쓰고 있어 한계는 있지만, 타격을 조금 더 다듬으면 LG의 10년 미래를 책임질 수 있다는 평가다. 그래서 선동열 대표팀 감독도 외야 한 자리를 안익훈으로 채웠다.

국가대표가 돼 기분이 좋은 상황. 그러나 LG와 안익훈은 다른 문제를 풀어야 한다. 병역 문제다. LG는 유망주 안익훈을 지난 시즌 종료 후 군대에 보내려 했다. 하지만 상무 입대 경쟁에서 밀렸다. 그래서 올시즌을 마치고 상무 입대를 다시 준비해왔다. 구단도, 선수 본인도 군입대로 방향을 확실히 정했다. 안익훈은 한창 좋은 모습을 보이던 시즌 막판 "내년 열리는 아시안게임 대표팀 합류를 목표로 해도 되지 않겠느냐"는 말에 "내가 대표팀에 뽑힌다는 보장도 없고, 뽑힐 실력도 안된다. 괜한 욕심을 부리지 않고, 일찍부터 정한대로 올해 군대를 가려고 한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박용택 등 팀 선배들은 안익훈의 잠재력을 알아보고 LG의 차세대 스타로 여러차례 점찍었는데, 군 문제도 현실적으로 풀 것을 조언했다고 한다. 대표팀 발탁으로 병역 혜택을 노릴 확실한 상황이 아니라면, 일찍 군 문제를 해결하고 프로 생활에 더 집중하는 게 미래를 봤을 때 낫다는 얘기였다.

그런데 여러 변수들이 발생하고 있다. 일단 이번 대표팀 선발이 긍정 신호다. 이번 대회에서 활약하고, 내년 정규시즌 주전으로 도약해 좋은 모습을 보여준다면 아시안게임 대표 발탁도 꿈이 아니다. 안익훈이 아시안게임에 나가 금메달을 목에 건다면 선수 본인에게도, 구단에게도 최상의 시나리오다. 충분히 욕심을 내볼만 하다.

그리고 LG는 류중일 신임 감독이 부임한다. 류 감독이 안익훈을 어떻게 평가하고 있는 지 모른다. 새 감독이 "1년 더 뛰고 군대에 가는 게 어떻겠느냐"고 하면 여기서 자기 주장만 강하게 펼칠 수 있는 선수는 없다.

그렇다고 선수 개인 미래가 걸린 문제인데, 구단이 함부로 결정할 수 없다. 특히, LG의 경우에는 오지환 사례가 있다. 어릴 적부터 주전 유격수로 뛴 오지환은 실력이 좋아 군대에 보내지 못한 것도 있고, 대표팀 입성을 목표로 하다 실패를 하며 결국 나이가 차 군에 입대해야 하는 처지가 됐다. 결코 좋게만 볼 수 있는 건 아니다. LG는 오지환이 빠지면 그 공백을 메우기 힘들다. 그렇다고 그 사이 대체자를 만들어놓은 것도 아니다. 장기적 팀 육성 체제를 갖추려면 유망주들이 일찍 군 문제를 해결하는 게 중요하다.

그래서 선수와 구단의 입장을 들어봤다. 먼저 안익훈은 단호하던 때와 다르게 한발 물러난 자세. 다만, 아시안게임 대표팀에 대한 욕심은 여전히 없다고 했다. 안익훈은 "국가대표팀에 뽑힌 건 너무 감사한 일이다. 기쁘다. 하지만 군 문제와는 상관이 없다. 나는 당장 입대해도 좋다. 하지만 당장 입대를 준비하겠다고 못하는 건 새 감독님이 오셨기 때문이다. 새 감독님 말씀을 먼저 듣는 게 예의일 것 같다. 만약, 감독님과 구단이 1년 더 뛰고 가라고 해도 나는 팀을 위해 열심히 뛰고 그 때 군대에 가면 된다. 아시안게임 대표는 내가 되고 싶다고 되는 게 아니다. 전혀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양상문 단장은 얼마 전까지 감독으로 일하다 단장이 됐기에 이 문제를 누구보다 잘 안다. 양 단장은 "내 개인적 견해는 올해 입대하는 게 맞다. 안익훈이 많이 성장했지만, 기회가 왔을 때 군에서 기량과 정신을 갈고 닦으며 완숙미를 더할 수 있다. 익훈이가 돌아올 때 즈음이면 우리 젊은 선수들의 기량이 무르익어 팀이 더 강해질 것으로 본다. 선수에게도, 팀에게도 다 좋다"고 말하면서도 "중요한 건 선수의 의사다. 안익훈이 싫다고 한다면 무조건 올해 보낼 수는 없다. 진지하게 얘기를 나눠보겠다"고 밝혔다. 양 단장은 이어 "이번 대표팀은 만 24세 이하 선수들이 주축이기에 안익훈이 뽑혔지만, 아시안게임 대표팀은 더 좋은 선수들이 합류할 가능성이 높아 합류를 단정짓기 힘든 상황에 모험을 하는 것도 어려운 일"이라고 덧붙였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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