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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베어스 유희관은 올해가 풀타임 선발로 자리잡은 2013년 이후 가장 힘든 시즌이었을 지 모른다.
유희관은 지난달 26일 LG 트윈스전 이후 5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를 달리며 평균자책점을 4.64에서 4.52로 낮췄다. 지난 8월 3일 삼성 라이온즈전부터 15일 롯데전까지 3경기서 합계 17이닝 동안 18실점을 하며 코칭스태프의 애를 타웠던 유희관은 이후 잇달은 호투로 포스트시즌서의 활약을 예고했다.
특유의 정확한 제구력과 완급조절이 살아났다는 분석이다. '유희관'다움을 찾은 것이다. 이날도 유희관은 롯데 강타선을 맞아 철저한 코너워크, 특히 몸쪽 공을 과감하게 던지며 빠른 승부로 이닝을 끌고 나갔다. 3회 문규현에게 130㎞짜리 직구를 한복판으로 던지다 홈런을 맞은 것을 제외하면 나무랄데 없는 피칭이었다. 투구수는 106개, 볼넷 3개와 탈삼진 4개를 각각 기록했다.
이 경기에서 유희관은 또다른 의미있는 기록들도 달성했다. 2회말 번즈를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4년 연속 100탈삼진 고지를 밟았다. 이는 역대 24번째 기록이다. 또 7이닝을 추가해 시즌 183⅓이닝을 마크, 3년 연속 180이닝을 돌파했다. '이닝이터'의 대명사인 유희관의 이 기록은 역대 16번째다.
경기 후 유희관은 "구단 역사의 한 페이지에 이름을 올려 영광이다. 늘 좋은 기록을 써가고 싶은 욕심이 있고 위대한 선배님들처럼 먼훗날 인정받는 투수가 되고 싶다"면서 "(양)의지의 사인을 믿고 던졌고, (허)경민이가 만루포를 쳐주면서 편하게 던질 수 있었다. 내가 못던져도 늘 점수를 뽑아주는 야수들에게 고맙다"고 소감을 밝혔다.
부산=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