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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정도면 아주 잘 한거죠."
조 감독은 "대호가 오면서 타선의 중심이 잘 잡혔다. 주장으로서 선수들을 하나로 모으고 파이팅을 돋우는데도 큰 역할을 했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대호는 이날 경기전까지 타율 3할3푼1리, 33홈런, 107타점을 때렸다. "몸값(4년 150억원)에 걸맞는 활약을 펼쳤다고 볼 수 있는가"라는 질문에는 "도대체 홈런 몇 개를 쳐야 말이 된다고 생각하는가"라고 반문한 뒤 "3할, 30홈런, 100타점이 쉬운 것이 아니다. 다른 팀 타자들을 보라. 몇 명 안된다"고 잘라말했다.
조 감독은 "어떤 선수도 한 시즌 내내 잘 할 수는 없다. 대호가 안좋은 시기가 있었지만, 그래도 계속 기용을 했다. 워낙 컨택트 능력이 뛰어난 선수라 금세 좋아질 것이라 믿었다"면서 "몸이 좋지 않으면 쉬라고 몇 번 얘기를 했지만, 오히려 나가겠다고 의욕을 보였다. 그 점은 감독으로서 매우 고맙게 생각한다. 대호가 있는 것과 없는 것은 차이가 크다. 올해 중요한 때 친 장면을 꼽으라면 한 두개가 아니다"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이대호의 월별 타율을 보면 4월 4할2푼4리, 5월 3할4푼1리로 시즌 초반에는 페이스가 좋았다. 그러나 6월 들어 상대의 견제가 심해지고 밸런스가 흔들리면서 타격감이 들쭉날쭉해졌다. 6월 타율이 3할4리였고, 7월에는 2할5푼9리로 바닥까지 떨어졌다.
이런 상황에서도 조 감독은 이대호의 위치에 변화를 주지 않았다. 3번타자로 세우거나 지명타자로 출전시키는 것 외에는 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존재감 때문이었고, 타격 실력을 믿었기 때문이다.
후반기 들어 이대호는 클러치 능력을 맘껏 발휘하기 시작했다. 후반기에만 16홈런, 44타점을 기록했다. 이날 현재 타율(9위), 홈런(5위), 타점(공동 8위) 부문서 모두 톱10에 이름을 올려놓았다.
조 감독은 포스트시즌서도 이대호의 활약에 기대를 건다고도 했다. 그는 "얼마남지 않은 정규시즌서 컨디션을 잘 유지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나타냈다.
부산=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