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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포커스] '루키 시즌 대박' 이정후, 어떻게 성장해야 할까

김용 기자

기사입력 2017-09-06 10:40


2017 KBO리그 넥센과 kt의 경기가 5일 오후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렸다. 경기 종료 후 신인 최다안타 대기록(158개)을 세운 넥센 이정후가 기념구를 들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수원=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7.09.05.

성공적인 루키 시즌을 보내고 있는 넥센 히어로즈 이정후. 그는 훗날 어떤 선수로 성장할까. 아니, 성장해야 할까.

이정후가 프로야구 역사에 자신의 이름을 남기게 됐다. 이정후는 5일 수원 kt 위즈전에서 7회초 심재민을 상대로 중전안타를 때려내며 시즌 158번째 안타를 기록했다. 23년 전 서용빈(현 LG 트윈스 코치)이 세운 157안타 기록을 넘어섰다. 최근 선수들이 기량이 급상승하며 고졸 신인선수가 1군 무대에 서는 것 조차 힘든 현실에서, 어린 선수가 주눅들지 않고 선배들과 맞서 싸우는 자체가 대단하다. 5일까지 128경기 출전 타율 3할2푼6리 2홈런 42타점 96득점 11도루로 기록만 놓고 봐도 리그 최상급이다.

이만하면 이정후의 프로 첫 시즌은 '대박' 이라고 해도 무방하다. 중요한 건 앞으로다. 첫 시즌 성공에 안주하면 한 순간 도태될 수 있는 곳이 프로 세계다. 확실한 방향성을 잡고 자신의 성장 로드맵을 그려야 한다. 물론 선수 본인의 노력 뿐 아니라 주변의 코칭스태프나 구단 관계자, 부모의 도움도 필요하다.

이정후의 최고 강점은 컨택트 능력이다. 어떤 공이 어디에 들어와도, 어떤 자세에서 공을 맞히는 자질이 뛰어나다. 5일 경기를 중계한 서재응 SBS 스포츠 해설위원은 "이런 컨택트 능력은 처음 본다. 김현수(필라델피아 필리스)가 처음 프로에 왔을 때 정말 컨택트 능력이 좋다고 생각했는데, 그 때 김현수보다 더 잘 때리는 것 같다"고 칭찬했다. 또 하나의 강점은 적응력. 서 위원은 "시범경기 초반 때는 바깥쪽 변화구에 속수무책이었다. 그런데 방망이를 조금 내려잡고 몸에서 붙여 나오는, 아웃-인이 아닌 인-아웃 스윙을 하며 몸쪽, 바깥쪽 공을 모두 대처하더라. 단기간에 그렇게 스윙 궤적을 바꾸는 게 쉬운 일이 아닌데, 이는 타고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컨택트 능력이 매우 뛰어나고, 아직은 몸도 호리호리하다. 그래서 이정후의 스타일을 평가하면 정확한 배팅으로 200안타에 도전할 타자로 분류할 수 있다. 올시즌 홈런수는 단 2개 뿐이다.

하지만 타자들은 어느정도 성적을 내면 장타에 대한 욕심이 생긴다. 삼성 라이온즈 구자욱도 체구는 말랐지만 엄청난 배트 스피드를 이용해 장타를 날린다. 이정후 역시 향후 중장거리 타자로 발전할 가능성은 없을 까. 넥센 장정석 감독은 "나는 충분하다고 본다. 향후 20홈런-20도루를 기록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갖췄다"고 했다. 이어 "이정후가 2~3년 더 자리를 잡고난 후, 장타를 칠 수 있는 타자로의 변신을 권해볼 것 같다. 체계적으로 힘을 키우고 리그에 더 적응한다면 엄청난 타자로 변신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김현수 사례가 있다. 김현수도 한 때 홈런을 치겠다며 스윙폭을 키웠다가 컨택트 능력까지 잃어 고생한 적이 있다. 200안타에 도전할 수 있는 타자가 홈런 10개 더 때리고 안타수가 70~80개 줄어든다면 개인이나 팀에 엄청난 손해다. 장 감독도 이에 동의하며 "그래서 주변의 관찰과 조언이 필요하다. 본인의 노력과 연구는 물론이다. 일단 올시즌 후 첫 오프시즌이 중요하다. 그 때 어떤 노력을 하느냐에 따라 이정후가 내년 시즌 더 발전된 모습을 보여줄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고 했다.

장 감독은 마지막으로 "안타 생산 능력에 비해 도루는 아직 부족하다. 물론, 시즌 초반에 비해서는 눈에 띄게 나아졌다. 앞으로 최고의 톱타자가 되기 위해서는 주루와 수비 등도 보강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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