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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19일 잠실구장. 넥센 히어로즈가 고척스카이돔에서 9회초 승리를 앞둔 장면이 중계되고 있었다. 그 순간 거짓말처럼 답답한 경기를 하던 LG 트윈스가 7회말 역전 찬스를 잡았다. 제임스 로니의 역전 결승 2타점 2루타가 터지고 몇 초 뒤, 넥센 마무리 한현희가 NC 다이노스 강진성을 좌익수 플라이로 잡아내고 환호했다. 그리고 잠시 후 LG도 삼성 라이온즈를 꺾고 2연패에서 탈출했다.
지난달 28일부터 8월12일까지 양팀의 경기 승패 결과는 똑같았다. 무려 14경기였다. 특히, 12일에는 넥센이 한화 이글스에 1대6으로 완패했고, LG가 KIA 타이거즈에 초반 8-2로 앞서며 평행 이론이 끝나나 싶더니 LG가 8회와 9회 대량실점하며 10대11로 충격적 역전패를 당하고 말았다.
양팀을 잠시 갈라놓은 건 비. 13일 광주에 비가와 LG는 KIA전을 치르지 못한 반면, 넥센은 고척스카이돔에서 한화를 상대했다. 넥센이 이겼다. 그렇게 0.5경기차를 계속 유지하던 양팀의 승차는 사라졌다.
비가 '엘넥라시코'의 주인공 LG와 넥센의 동행을 방해하려 했지만, 비도 이들의 사랑(?)을 막지는 못했다. 또 함께 꿋꿋하게 걸어가고 있다. 양팀은 31일 맞대결 전까지 9경기를 다른팀들과 더 치러야 하는데, 그 때까지 양팀의 평행 이론이 이어진다면 '서울 의형제 결의식'이라도 맺어야 할 기세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