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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타이거즈 외국인 투수 헥터 노에시는 개막 후 10연승을 달리며 에이스 위용을 드러내고 있다. 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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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이 잘 나간다면 그만한 이유가 있을 것이다. KIA 타이거즈는 지난 4월 12일 1위에 오른 이후 한 번도 자리를 내주지 않았다.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에이스 헥터 노에시의 활약을 빼놓을 수 없다.
헥터는 시즌 시작 후 무패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14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의 경기에서 7이닝을 6안타 3실점으로 틀어막고 시즌 10승째를 따냈다. 시즌 13번의 등판만에 두자릿수 승수에 도달한 것이다. KIA는 올시즌 헥터가 등판한 경기에서 12승1패를 기록했다. 헥터가 나서는 날은 곧 이기는 날이라고 봐야 한다.
에이스가 선발 로테이션을 든든하게 이끌면 팀은 안정감을 오랫동안 유지할 수 있다. 개막 이후 한 번도 지지 않고 10승 이상을 기록한 투수는 헥터가 역대 9번째 투수다. 가장 최근 개막 10연승을 달린 투수는 2009년 당시 SK 와이번스 송은범이다. 1985년 삼성 라이온즈 김시진이 개막 15연승을 달려 이 부문 최다 기록을 세웠고, 이후 1991년 해태 타이거즈 선동열(13연승), 1992년 삼성 오봉옥(13연승), 2002~2003년 삼성 김현욱(12연승), 2003년 현대 유니콘스 정민태(14연승), 2005년 두산 베어스 박명환(10연승), 2005~2006년 삼성 박석진, 그리고 송은범과 헥터가 대기록의 주인공이 됐다. 외국인 투수로는 헥터가 최초다.
이 가운데 소속팀을 당해 연도 페넌트레이스 우승으로 이끈 선수는 김시진, 선동열, 김현욱, 정민태, 박석진 등 5명이다. 이 점에 비춰보면 올시즌 페넌트레이스 우승이 가장 유력한 팀은 KIA다.
개막 후 선발승만으로 따지면 2003년 정민태가 최다 기록 보유자다. 정민태는 그해 20승을 따냈다. 헥터 역시 올해 20승 이상을 거둘 가능성이 높다. 시즌이 절반도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 반환점을 돌았다. 지금의 컨디션을 유지한다면 헥터가 20승 투수 계보에 이름을 올릴 수 있다.
지난해 22승을 거둔 두산 베어스 더스틴 니퍼트 역시 시즌 13번째 등판서 10승을 통과했다. 날짜로는 6월 21일, 팀의 시즌 67번째 경기인 kt 위즈전이었다. 올해 헥터의 페이스가 더 빠르다. 이날 현재 KIA는 63경기를 치렀다.
또 하나 돋보이는 것은 헥터가 이닝이터라는 점이다. 이날 경기로 올시즌 92⅔이닝을 던진 헥터는 이 부문 1위다. 선발 등판 평균 7이닝 이상을 소화했다는 이야기다. 이날도 올시즌 최다인 123개의 공을 던지면서 7이닝을 책임졌다. 투구이닝은 헥터의 '진짜' 목표이기도 하다. 이날 경기 후 헥터는 "이번 시즌 이렇게 페이스가 좋을지는 나도 예상하지 못했다. 최대한 많은 이닝을 던지려 한다. 언제나 7이닝을 기본으로 던지는 선발투수가 되고 싶다"고 했다.
지금과 같은 페이스라면 200이닝 돌파도 무난하다. 믈론 헥터는 강력한 체력과 뛰어난 완급조절 등 에이스에 필요한 모든 조건을 갖추고 있다. 20승, 200이닝, 팀 우승 등이 헥터의 어깨에서 이뤄질 지 지켜볼 일이다.
부산=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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