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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는 모른다. 에이스와 임시 선발이 맞붙어도 절대 승패를 속단해선 안된다. 그런데 4일 대구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KIA 타이거즈전은 아무리 속단해선 안된다고 해도 삼성쪽으로 유리한 경기였다.
모든 것이 KIA가 져도 이상할게 없는 상황. 4연패와 꼴찌인 삼성전 스윕패라는 불명예스런 결과가 나와도 받아들여야 했다. 그러나 KIA는 이런 최악의 상황에서 13대3의 대승이란 기적을 만들어냈다.
선발 정용운이 예상을 깨고 삼성 타선을 잘 막았다. 5이닝 동안 안타가 단 2개뿐. 최고구속이 140㎞였지만 대부분의 직구는 130㎞대 중반에 그쳤지만 체인지업과 함께 삼성의 타선을 막아냈다. 볼넷 5개와 사구 1개로 많은 출루를 허용해 1회 2사 1,2루, 2회 2사 1,2루, 3회 무사 1,2루, 5회 1사 2,3루 등 많응 위기를 맞았지만 치명적인 한방을 피하면서 2실점으로 봉쇄했다.
윤성환은 5회초에 아웃카운트를 하나도 잡지 못하고 4안타와 볼넷 2개를 내주며 무너졌다. 4이닝 10안타 9실점. 자신의 데뷔 이후 가장 많은 실점을 기록했다.
이날 KIA는 무려 18개의 안타를 때렸다. 1번 버나디나는 1회초 선두타자 홈런을 포함해 6타수 3안타 3득점을 했고, 이명기는 5개의 안타와 1볼넷으로 6번 모두 출루하며 2타점, 2득점을 올렸다. 테이블세터가 9번이나 출루하면서 팀 타선에 기름을 부었다.
KIA 불펜은 정용운이 내려간 이후 6회말부터 삼성의 공격을 허용했지만 역전을 허용하지는 않았다. 6회말엔 남재현이 안타 1개, 볼넷 1개를 내줬지만 무실점으로 막아냈고, 심동섭은 7,8회를 1점만 내줬다. 9회말에 나온 김광수도 무실점으로 마무리. 사실상 추격조인 4명의 투수가 전날까지 터졌던 삼성의 불방망이를 7안타 3실점으로 막아냈다.
'야구 몰라요'라는 말이 생각나는 경기였다.
대구=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