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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포커스]KIA 최악의 상황에서 기적의 승리를 만들다

권인하 기자

기사입력 2017-06-04 20:19


KIA 김선빈과 이명기가 4일 삼성전 5회초 득점한 뒤 덕아웃에 들어와 동료들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KIA 타이거즈

야구는 모른다. 에이스와 임시 선발이 맞붙어도 절대 승패를 속단해선 안된다. 그런데 4일 대구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KIA 타이거즈전은 아무리 속단해선 안된다고 해도 삼성쪽으로 유리한 경기였다.

삼성은 에이스인 윤성환이 선발로 나섰고, 전날 역전승을 거두며 4연승을 달려 분위기도 최상이었다. 반면 KIA는 전날 팻 딘이 선발로 나온데다 필승조인 김윤동과 임창용을 내고서도 역전패해 3연패에 빠졌다. 분위기가 안좋은데 경기에 나설 전력도 최악이었다. 당장 던질 투수가 많지 않았다. KIA는 당초 이날 선발인 임기영의 등판을 화요일로 미뤘다. 선발진 전체에 휴식을 더 주기 위해서였다. 그래서 임시 선발로 왼손투수 정용운이 투입됐다. 불펜 대기조도 약했다. 전날 김윤동이 51개, 임창용이 40개를 던져 이날 투입이 불가능했다. 고효준도 이틀전인 2일 삼성전서 90개를 던져 등판 불가. 이날 경기조는 남재현 김광수 심동섭 등 3명 뿐이었다.

타선도 올시즌들어 가장 약한 타선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듯. 김주찬과 이범호가 부상으로 없는 가운데 4번타자인 최형우도 심한 감기몸살로 이날 경기에서 제외됐다. 이날 승리를 위해선 타선이 많은 점수를 뽑아줘야 하지만 상대 선발이 윤성환임을 감안하면 결코 쉽지 않은 승부가 될 것이 뻔했다.

모든 것이 KIA가 져도 이상할게 없는 상황. 4연패와 꼴찌인 삼성전 스윕패라는 불명예스런 결과가 나와도 받아들여야 했다. 그러나 KIA는 이런 최악의 상황에서 13대3의 대승이란 기적을 만들어냈다.

선발 정용운이 예상을 깨고 삼성 타선을 잘 막았다. 5이닝 동안 안타가 단 2개뿐. 최고구속이 140㎞였지만 대부분의 직구는 130㎞대 중반에 그쳤지만 체인지업과 함께 삼성의 타선을 막아냈다. 볼넷 5개와 사구 1개로 많은 출루를 허용해 1회 2사 1,2루, 2회 2사 1,2루, 3회 무사 1,2루, 5회 1사 2,3루 등 많응 위기를 맞았지만 치명적인 한방을 피하면서 2실점으로 봉쇄했다.

정용운이 막는 사이 KIA 타선은 윤성환에게 데뷔후 한경기 최다 실점이란 불명예를 안겼다. 1회초 선두 로저 버나디나의 선두타자 홈런으로 시작한 KIA는 3-1로 앞선 5회초 13명의 타자가 나와 안타 7개와 볼넷 3개를 묶어 대거 8득점하며 승부를 사실상 결정지었다.

윤성환은 5회초에 아웃카운트를 하나도 잡지 못하고 4안타와 볼넷 2개를 내주며 무너졌다. 4이닝 10안타 9실점. 자신의 데뷔 이후 가장 많은 실점을 기록했다.

이날 KIA는 무려 18개의 안타를 때렸다. 1번 버나디나는 1회초 선두타자 홈런을 포함해 6타수 3안타 3득점을 했고, 이명기는 5개의 안타와 1볼넷으로 6번 모두 출루하며 2타점, 2득점을 올렸다. 테이블세터가 9번이나 출루하면서 팀 타선에 기름을 부었다.


KIA 불펜은 정용운이 내려간 이후 6회말부터 삼성의 공격을 허용했지만 역전을 허용하지는 않았다. 6회말엔 남재현이 안타 1개, 볼넷 1개를 내줬지만 무실점으로 막아냈고, 심동섭은 7,8회를 1점만 내줬다. 9회말에 나온 김광수도 무실점으로 마무리. 사실상 추격조인 4명의 투수가 전날까지 터졌던 삼성의 불방망이를 7안타 3실점으로 막아냈다.

'야구 몰라요'라는 말이 생각나는 경기였다.
대구=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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