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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영건들을 중심으로 탄탄하게 구축된 것처럼 보인 롯데 자이언츠 선발진이 시즌 중반에 접어들면서 급속히 무너지고 있다. 초여름 파도에 밀려 흔적도 없이 사라지는 모래 위에 쌓은 누각처럼 말이다. 실질적인 에이스인 박세웅과 송승준을 제외한 나머지 4명의 컨디션이 최근 바닥을 헤매고 있다.
롯데 선발투수들이 동반 부진에 빠진 이유는 뭘까. 사실 공교로운 일도 아니다. 레일리는 여름부터 하락세를 타는 스타일이고, 애디튼은 입단 당시 커리어 자체부터 큰 기대를 하기 힘들었다. 김원중과 박진형은 풀타임 선발 첫 시즌을 맞아 페이스를 잃을 때가 됐다. 체력적으로 피로가 쌓이기 시작하는 시점서 상대의 세밀한 분석에 당하는 것이다.
외국인 선수 교체가 시급한 실정임을 부인하기 힘들다. 아직 롯데는 이 부분에 대해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조원우 감독은 "구단에서 결정을 어떻게 내릴지 모르겠다. 지금으로서는 주어진 자원 가지고 하는 수밖에 없다"고 했다. 감독으로서 외국인 투수 교체를 원한다는 뜻이다. 그러나 구단은 아직까지 공식적인 움직임에 나서지는 않았다. 이날 현재 레일리는 3승5패 평균자책점 4.74, 애디튼은 2승6패 평균자책점 6.55를 기록중이다. 퀄리티스타트는 레일리 4번, 애디튼 2번이다.
그나마 박세웅과 송승준은 아직까지 멀쩡하다. 박세웅은 풀타임 선발 두 번째 시즌을 맞아 매 경기 자신감이 넘친다. 타자를 상대하는 요령과 완급조절능력도 좋아졌다. 생애 처음으로 롱릴리프로 시즌을 시작했던 송승준은 4월말 로테이션에 합류한 이후 5경기에서 4승, 평균자책점 1.50의 호투를 이어갔다.
6월은 본격적인 순위 싸움이 시작되는 시기다. 모든 팀들이 매경기 총력전을 펼치기 때문에 한 번 처지면 반등하기 힘들다. 롯데는 어떤 식으로든 변화 또는 결단을 도모해야 하는 상황이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