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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美 이민법 전문 변호사가 본 강정호의 상황

나유리 기자

기사입력 2017-05-18 20:15


음주뺑소니 사고를 낸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메이저리거 강정호(피츠버그 파이리츠)가 18일 오후 항소심 2차 공판을 마친 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을 떠나고 있다.
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7.05.18.

이민법을 전문으로 다루는 미국 현지 로펌 소속 변호사는 강정호의 상황을 어떻게 보고 있을까.

강정호의 항소가 기각됐다.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항소4부(김종문 부장판사)는 18일 "피고(강정호)가 깊이 반성하고 있고, 기부 활동 등을 하고 있지만, 이 부분은 이미 1심 판결에서 반영됐다. 새로 발견된 양형 조건이라 볼 수 없다. 따라서 피고인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는다"면서 기각 이유를 설명했다.

지난해 12월 2일 서울 삼성동 사거리에서 혈중알코올농도 0.084%의 상태에서 운전을 하다가 가드레일을 들이받고 달아났던 강정호는 2009년과 2011년 음주 단속에 적발된 적이 있어 '삼진아웃' 제도에 따라 면허가 취소됐다. 지난 3월 1심에서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고 항소했지만 결과는 바뀌지 않았다.

강정호 측은 벌금형으로의 감형을 원하고 있다. 현재 상황에서는 비자 발급이 어렵기 때문이다. 이미 미국대사관으로부터 취업 비자 발급이 거절됐고, 항소마저 기각되면서 사면초가에 놓였다. 역시 메이저리그에서 뛰고있는 오승환(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은 2015년 12월 해외원정도박 혐의로 벌금형을 받았지만 비자 발급에는 큰 문제가 없었다. 하지만 강정호는 특별한 반전이 일어나지 않는 한 빠른 시일 내에 비자 발급이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스포츠조선은 미국 법무법인 Legacy Pro Law 소속의 비자 전문 임철종(미국명 매튜 임) 변호사와 인터뷰를 통해 현재 강정호의 상황과 향후 전망을 알아봤다.

-변호사로서 현재 강정호의 상황을 어떻게 보고있나.

매우 어려운 상황이다. 물론 변수는 있지만, 일반인이 강정호와 같은 상황에서 비자 신청을 하면 당연히 거부된다. 특히 강정호는 유명인이라 발급이 더욱 쉽지 않을 것이다. 비자를 발급해주는 미국대사관이나 미국 국내에서도 강정호의 사건에 주목하고 있지 않나. 이목이 집중된 것을 알기 때문에 더욱 발급이 어렵다.

-이번 사건을 보는 주요 포인트가 무엇일까.


일단 한국 법원이 굉장히 강경하다. 검찰의 약식기소를 정식 재판으로 회부했고, 벌금형 구형도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미국 비자를 신청할 때 한국 법원의 판결문도 제출해야 한다. 강정호에게 불리하다. 더군다나 초범이 아니라 재범이고,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를 미친 사건이었다는 사실을 미국에서 상당히 무겁게 볼 것이다.

-미국에서는 음주 운전을 얼마나 무겁게 생각하나.

캘리포니아주에도 '삼진아웃' 제도가 있다. 한국과 똑같이 아주 무거운 범죄로 보고있다. 무엇보다 강정호가 문제가 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이미 여러번 같은 음주운전에 적발된 재범이기 때문에 심각하게 보고 있다.

-아무래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더욱 폐쇄적으로 변한 현 시국의 영향이라고 봐야할까.

절대 무관하지 않다. 현재 미국이 시끄러운 것이 사실이고, 국무부가 보수적이다. 이 흐름을 무시할 수 없다. 특히 범죄 이력이 있는 외국인에 대해 예전보다 훨씬 더 강경하게 대응하고 있다. 메이저리그 사무국(MLB)과 피츠버그 구단이 영향력 있는 집단인 것은 사실이지만, 이들 역시 보수적이다. 강정호를 위해 쉽게 나설 수 없을 것이다. 시국이 시국인지라 쉽지 않다. 이민자들을 오히려 추방하고 있는 상황에서 강정호처럼 유명한 선수라는 이유로 취업비자를 허용하면, 특혜 논란이 생길 수 있어 더 조심스러울 것이다.

-그럼 언제쯤 비자를 받을 수 있나. 영원히 못받는 것인가.

사실 비자 발급에 '영원히'는 없다. 웨이버 프로세서(비자 발급이 안되는 사람들을 위한 구제 제도)라는 것도 있는데, 결국은 시간이 조금 더 지나야 가능할 것 같다. 지금처럼 봉사 활동이나 사회 기부 활동을 꾸준히 하고, 대중들의 시선이 달라지고 사건 자체가 잠잠해져야 다시 확률이 생길 것이다. 현재 상황에서는 강정호가 빠른 시일 내에 미국에 건너갈 방법은 찾기 힘들다.


나유리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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