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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시즌 KBO리그의 마무리 경쟁은 20대부터 40대까지 세대간의 대결로 관심을 모은다.
KIA 타이거즈 임창용(41)이 시즌 초 부진을 털어내고 최근 좋은 피칭을 하면서, 세대간 마무리 대결이 더 재미있어졌다.
마무리 대세는 30대
17일 현재 1승13세이브로 세이브 1위를 달리고 있는 NC 다이노스 임창민은 1985년생으로 32세다. 30세 때인 2015년부터 마무리를 맡은 임창민은 갈수록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블론세이브가 하나도 없는 임창민은 마운드에서 얼굴 표정이 전혀 변하지 않는 포커 페이스로 묵직한 공을 던진다.
LG 트윈스 마무리 신정락은 어느덧 34세가 됐다. 임정우의 부상으로 마무리를 맡은 신정락은 8세이브(1패4홀드)를 기록하면서 안정감을 보여주고 있다. 롯데 자이언츠 손승락(36·7세이브)과 한화 이글스 정우람(32·6세이브), 넥센 히어로즈 김세현(34·8세이브)-이보근(31·4세이브)도 30대로 충분한 경험을 쌓은 선수들이다.
20대와 40대의 대결
젊은 마무리도 있다. SK 와이번스는 시즌 초반 25세의 젊은 서진용을 마무리로 기용하는 파격을 보였다. WBC에 출전한 박희수의 구위가 올라오지 않아 일단 공이 빠른 서진용에게 뒷문을 맡겼다. 하지만 최근 부진이 이어져 2군으로 내려가면서 '젊은피'의 마무리 도전은 다음 기회로 미루게 됐다.
그렇다고 20대가 없는 것은 아니다. kt 위즈 김재윤(27)이 싱싱한 공을 던지고 있다. 올시즌 10세이브에 평균자책점도 '0'다. 완벽한 마무리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집단 마무리 체제로 가고 있는 KIA에선 25세 김윤동이 중책을 수행하고 있다. 5선발 후보였다가 불펜투수로 보직을 옮긴 김윤동은 종종 마무리로 나서 5세이브로 기록했다. 팀 내 세이브 1위다. 이렇게 20대부터 마무리로 나서는 투수들이 좋은 활약을 이어간다면, 한국야구를 대표하는 레전드로 성장할 수 있다.
임창용은 40대에도 마무리가 가능하다는 걸 보여주고 있다. 1995년에 데뷔해 올해가 프로 23년차다. 그는 21세였던 1997년 마무리로 나서 26세이브를 기록하며 해태의 한국시리즈 우승에 기여했다. 임창용은 선발과 마무리로 모두 맹활약을 펼쳤다. 일본 프로야구에 진출해서도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올해는 WBC 출전으로 인해 초반 구위가 안 좋았다. 이 때문에 마무리에서 밀려나기도 했지만, 최근 구위를 되찾아 안정감있는 피칭을 하고 있다. 4세이브에 평균자책점 1.80으로 좋아진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통산 251세이브를 기록중인데 오승환이 가지고 있는 리그 최다 277세이브 기록을 넘길지 관심이 쏠린다.
해외의 레전드 마무리는?
메이저리그에서 최고 마무리로 손꼽히는 마리아노 리베라는 20대부터 마무리를 맡아 40대까지 뉴욕 양키스의 뒷문을 책임졌던 레전드다. 28세인 1997년 마무리를 맡아 43세이브를 거둔 리베라는 마지막 시즌이었던 2013년에도 44세의 나이에 44세이브를 기록했다. 통산 652세이브는 메이저리그 통산 최다 기록이다.
일본 프로야구 주니치 드래곤즈의 이와세 히토키(43)도 40대까지 마무리로 활약했다. 2005년 일본 프로야구 한시즌 최다인 46세이브를 기록한 이와세는 최근 중간계투로 나서고 있다. 그는 마무리로 나선 2004년부터 2014년까지 402세이브, 일본 통산 최다 세이브 신기록을 세웠다.
오승환도 빼놓을 수 없다. 2005년 23세의 나이에 마무리를 맡은 오승환은 2013시즌까지 삼성 라이온즈에서 활약하다가 일본으로 떠났다. 2014년 한신 타이거즈의 마무리로 나선 오승환은 2년 연속 센트럴리그 세이브왕에 오르며 80세이브를 거뒀다. 지난해엔 메이저리그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로 이적해 중간계투로 활약하다가 마무리 트레버 로젠탈의 부진하면서 클로저를 맡았다. 첫해부터 19세이브를 올리며 위용을 뽐냈다. 올해는 로젠탈이 좋은 모습을 보이는 상황에서도 굳건히 세인트루이스 마무리로 나서고 있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