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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틀 동안 한화 이글스는 180도 다른 경기를 했다. 한화는 지난 16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넥센 히어로즈를 만나 1대2로 졌다. 당시 한화 선발 카를로스 비야누에바는 6이닝 2실점, 퀄리티 스타트를 하고도 시즌 4패째(1승)를 안았다. 17일 한화는 넥센에 8대4로 낙승했다. 한화 선발 배영수는 7이닝 3실점으로 무난히 4승째(1패)를 따냈다. 순조로운 승수쌓기 행보다.
올시즌 평균자책점은 2.41로 훌륭하지만 1승(4패)에 그치고 있다. 비야누에바는 '한화 야수들이 득점지원이 미미해 대단히 미안해 한다'는 취재진의 얘기를 전해 듣자 "절대 그럴 필요없다. 동료들이 최선을 다한다는 것을 내가 너무 잘 알다. 야구는 어디나 마찬가지다. 메이저리그에서 10시즌을 뛰었다. 어떤 해는 운이 좋고, 어떤 해는 불운했다. 그것이 야구다"고 말했다.
비야누에바는 "절대 짜증나지 않는다. 부실한 득점지원이 즐겁진 않지만 이 또한 야구의 일 부분이다. 혹시 아는가. 후반기에는 내게 행운이 찾아올 지. 지금 주어진 환경에 매우 만족한다. 더 잘 하고 싶다"며 "지난 4년간 불펜으로만 던졌다. 올해 선발로 전환하는 것이 쉽지는 않다. 아직도 노력중이다. 전성기 시절 구위로 돌아가기는 사실 힘들다. 그럼에도 내가 가진 능력을 최대한 발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관리하고 집중하며 마운드에 서고 있다. 한화의 가을야구에 힘을 보태고 싶다"고 했다.
비야누에바와 달리 배영수는 평균자책점은 3.96이지만 벌써 4승을 따냈다. 17일 경기후 동료들에게 연신 감사하다는 말을 했다. 배영수는 "야수들이 10점 이상 막아준 것이나 다름없다. 대단한 호수비였다. 특히 비야누에바에게 고맙다. 경기초반 내가 정면승부로 밀어붙이려 하니 내게 다가와서 '영수, 피가 너무 뜨거운 상태다. 냉정해져야 한다'고 조언해줬다. 고마운 마음으로 충고를 새겼다. 감독님, 코치님, 분석파트 모두 좀더 냉정한 피칭을 당부했다. 이런 도움들이 없었다면 못 버텼을 것"이라고 했다.
배영수는 "내가 투수조 조장이다. 이태양 윤규진 등 후배들에게 잔소리를 할 때도 많다. 너무 잘 따라줘서 고맙다. 같이 잘했으면 좋겠다. 우리도 가을야구 해야할 것 아닌가. 지금까지 스스로 팀에 보탬이 되지 못해 죄송한 마음 뿐이다. 조금이나마 팀에 도움이 되고 싶은 마음"이라고 했다.
불운에도 짜증내지 않고, 행운에도 모든 공을 동료들에게 돌린다. 이러면 팀 분위기는 절로 좋아진다. 베테랑, 외국인 선수가 이런 모습으로 다가서면 팀내 파급효과는 더욱 크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