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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이 좋아졌다."
임창용은 16일 광주 LG전서 연장 11회초에 등판했었다. 2-2 동점의 살얼음 승부. 게다가 2번 이형종, 3번 박용택, 4번 히메네스와 상대를 했다. 자칫 실투가 나오면 큰 것 한방을 맞을 수도 있는 상대들이었다. 하지만 임창용은 예전의 공격적인 피칭을 하며 타자를 압도했다. 이형종과 박용택을 연속 삼진으로 잡아냈고, 히메네스를2루수앞 땅볼로 처리해 단 13개의 공으로 11회를 마쳤다. 그리고 11회말 이범호의 끝내기 안타 덕에 승리투수가 됐다.
모두가 임창용이 좋아졌다고 한목소리다. 16일 상대 벤치에서 경기를 지켜봤던 LG 양상문 감독도 "임창용 공이 좋아졌다. 최근 4경기에서 아주 잘던지더라"라고 말하며 "임창용은 145㎞ 정도만 나와도 충분히 통한다고 본다"라고 했다. 16일 경기서 임창용은 직구를 10개 던졌는데 최고 148㎞, 평균 144㎞였다.
임창용의 공을 직접 받고 있는 포수 김민식은 "임창용 선배님의 구위가 많이 올라왔다"라면서 "요즘은 변화구도 섞으면서 상대 타자들이 헷갈려하는 것 같다. 내가 SK있을 때 임창용 선배님과 상대할 땐 무조건 직구만 노렸는데 지금은 그렇게 하면 안될것 같다"라고 했다.
최근에도 물론 직구 위주의 피칭을 한다. 16일 경기에도 직구 10개에 변화구 3개를 던졌다. 직구에 자신이 생겼다고 볼 수 있다. 시즌 초반엔 직구의 비중이 60% 이하로 내려가기도 했다. 직구에 자신이 없다보니 변화구 비중을 높인 것. 이젠 직구가 좋아 직구 위주의 피칭을 하면서 때에 따라 변화구도 섞으며 상대의 타격을 흐트린다.
올시즌 WBC대표팀에 뽑히면서 일찍 몸을 만들면서 정규시즌 초반엔 오히려 공이 좋지 않았다. 김기태 감독이 빨리 집단마무리체제로 전환하면서 임창용이 마무리에 대한 짐을 덜고 구위를 끌어올리는 시간을 가졌고, 이젠 콕 찍어 말하지 않아도 KIA의 마무리가 임창용이라는 것을 인지하고 있다.
임창용은 지난 4월 13일 잠실 두산전부터 최근 LG전까지 12경기 연속 자책점이 없었고, 자연스럽게 평균자책점도 1.80까지 떨어졌다.
임창용이 구위를 되찾으면서 KIA 불펜도 안정을 찾고 있다. 4월 불펜 평균자책점이 7.91로 꼴찌였는데 5월은 3.05로 전체 3위를 기록하고 있다. 여전히 강력한 선발진에 안정감을 보이는 불펜까지. 필승계투조가 두텁지 못한 고민이 있긴 하지만 시즌 초반보다는 훨씬 나아진 KIA의 불펜이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