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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17 KBO 리그 삼성과 두산의 경기가 열렸다. 3회초 삼성 김헌곤이 2타점 적시타를 친 후 기뻐하고 있다. 잠실=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7.04.2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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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라이온즈가 올 시즌 최악의 출발을 하고 있다. 5월에는 새로운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희망이 있다면, 4월 막판 타선이 살아났다는 것이다. 그 중 외야수 김헌곤이 팀 타선을 이끌고 있다. 올 시즌 희망으로 떠오르고 있는 외야수다.
김헌곤은 지난 2011 신인 드래프트에서 삼성의 5라운드(전체 36순위) 지명을 받고 프로에 입단했다. 지난 시즌까지만 하더라도, 주전 외야수는 아니었다. 2014년 76경기에서 143타석을 소화한 것이 가장 많은 경기 출전이었다. 주로 백업으로 뛰었으나, 군 복무를 마친 후 위상이 달라졌다. 상무 야구단에서 뛰며, 퓨처스리그를 평정했다. 스프링캠프에서 외야 경쟁을 이겨냈고, 당당히 주전 자리를 꿰찼다. 구자욱에 이은 새 히트 상품을 예고하고 있다.
김헌곤은 올 시즌 25경기에서 타율 3할4푼1리(85타수 29안타) 3홈런 18타점을 기록하고 있다. 출루율 3할9푼1리에 장타율 0.541로 모두 높은 수치를 기록 중이다. 특히 득점권 타율은 6할3푼6리(22타수 14안타) 2홈런 17타점으로 리그 전체 1위다. 중심 타선은 아니지만, 성적만 본다면 팀 내 최고 타자다. 김한수 감독은 "기대 이상으로 잘 해주고 있다. 일단 외야 수비를 잘 해주니 플러스 요인이다. 타석에서도 좋은 활약을 해주고 있다"라고 칭찬했다.
4월 29일 대구 SK 와이번스전에서 팀 8연패를 끊은 일등공신도 김헌곤이었다. 김헌곤은 SK 에이스 메릴 켈리를 3안타로 무너뜨렸다. 반면 바로 다음날 경기에서 삼성은 2득점으로 완패를 당했다. 김헌곤은 왼쪽 허벅지 통증으로 경기에서 빠졌다. 타격 컨디션이 가장 좋았던 김헌곤의 빈자리는 생각보다 컸다. 삼성은 팀 최고 타자였던 최형우를 잃었지만, 같은 등번호의 가능성 있는 외야수를 발견했다.
김헌곤은 "시즌 초에 잘 하고 있어서 좋지만, 별 다른 기분은 없다. 팀 선수들 모두 잘 하고 싶어한다. 일단 나에게 운이 잘 따라주고 있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김헌곤은 그 누구보다 야구에 대한 간절함을 안다. 2013년 손목 수술을 하면서 긴 시간 동안 야구를 하지 못했기 때문. 김헌곤은 가장 달라진 부분을 묻자 "야구를 대하는 자세가 달라진 것 같다. 절박한 마음이다. 정신적으로 성숙해졌다"라고 말했다.
올 시즌 김헌곤이 기대되는 또 다른 이유는 체력적 변화다. 김헌곤은 군대에서 웨이트 트레이닝에 전념했다. 역도 등 다른 종목의 운동 선수들에게 배우기도 했다. 이는 몸의 변화뿐 아니라 체력으로도 나타나고 있다. 김헌곤은 "군대에 있을 때 확실히 느꼈던 부분이다. 웨이트로 시각적으로 몸을 좋게 하는 것보단, 체력적으로 도움이 된다. 2군에서 낮 경기를 많이 하니, 더위에 취약했다. 하지만 웨이트를 많이 하면서 여름에 경쟁력이 생겼다. 그걸 믿고 지금도 스케줄대로 열심히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삼성은 그 어느 때보다 최악의 시즌을 보내고 있다. 하지만 김헌곤의 재발견, 그리고 젊은 선수들의 성장은 희망을 남기고 있다.
선수민 기자 sunso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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