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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이글스 장민재(27)는 홈이든 원정이든 경기전 덕아웃으로, 외야로 생수통 여러 개를 양손에 쥐고 급히 오간다. 훈련시 물을 챙기는 것은 막내 몫이다. 경기전후 장비를 챙기고 훈련준비를 돕는 일도 막내가 한다. 장민재는 이태양과 함께 한화 투수조 막내다. 한화에는 박정진(41) 송신영(40) 배영수(36) 심수창(36) 권 혁(34) 윤규진(33) 등 유독 베테랑이 많다. 장민재도 프로 9년차에 접어들었지만 중고참 행세는 어림도 없다.
한화 관계자들은 29일 넥센과의 대전 홈게임에서 상대 선발투수를 보며 적잖이 부러웠다. 한화가 아니라 다른 8개 구단 관계자도 마찬가지였을 터. 넥센 우완정통파 투수 조상우는 이제 23세다. 팔꿈치 수술 뒤 복귀 두번째 선발등판에서 2승째(5이닝 1실점)를 거뒀다. 시속 150㎞를 넘나드는 강속구를 자신있게 뿌리는 파이어볼러다.
한화에도 20대 초중반의 젊은 투수들이 있지만 2군에서 수행중이다. 김성근 한화 감독은 "어린 투수들이 더 올라와야 하는데 2군에서는 잘 던지지만 1군 마운드에 올리기만 하면 볼, 볼, 볼만 던진다"고 말한다.
투수진은 그나마 상황이 낫지만 최근 들어 부진과 부상이 겹치고 있다. 박정진 안영명 송은범은 컨디션이 좋지 못하다. 외국인 투수 알렉시 오간도는 안정감을 이어가다 29일 경기에서 4이닝 동안 11안타 5실점(4자책)으로 무너졌다. 카를로스 비야누에바는 팔꿈치 염증으로 일본에서 치료를 받고 왔다. 열흘 후 복귀가 예정돼 있지만 자칫 부상이 심해질수도 있어 복귀시점은 여유있게 잡을 수 밖에 없다.
한화는 지난 9년간 가을야구를 하지 못했다. 2014년까지는 수년간 꼴찌를 밥먹듯이 하며 최악의 암흑기를 보냈다. 어떻게든 성적을 내고자 베테랑, 외부FA를 모으고, 이 와중에 일부 유망주를 내주기도 했다. 올해로 가을야구 도전 10년째. 외국인선수 3명에게 480만달러 통큰 투자를 한 이유는 올해가 성적을 낼수 있는 적기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실은 29일 현재 10승15패, 승률 4할로 9위에 처져 있다.
대전=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