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IA 타이거즈는 이번 시즌 쾌조의 스타트를 했다. 24일 현재 14승6패로 1위다. 2위 NC 다이노스(12승1무7패)에 1.5게임차 앞서있다.
당연히 올시즌 대권을 노리는 KIA의 붙박이 마무리로 시즌을 시작했다. 하지만 첫 등판경기부터 승리를 지키지 못하며 어려운 피칭을 해왔다.
지난 1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7-7동점을 허용했다. 7-0으로 앞서다가 불펜진들이 계속 점수를 허용했고, 결국 임창용까지 나왔으나 허무하게 동점을 내줬다. 연장 10회초 버나디나의 2타점 안타로 9대7로 승리해 임창용이 승리투수가 됐지만 쑥스런 결과였다. 두번째 등판인 광주 SK 와이번스전에서 첫 세이브를 거뒀지만, 이 때도 불안했다. 6-4로 앞선 9회초 등판해 안타 2개에 볼넷을 내주고 만루의 위기를 간신히 막았다.
임창용이 제 활약을 못하자 결국 김 감독은 임창용과 면담을 통해 마무리의 부담을 다른 선수들과 함께 짊어지게 했다. 집단 마무리가 출발했다. 이후 임창용은 주로 중간계투로 나왔지만 아직 확실한 믿음을 주는 피칭을 하지는 못하고 있다.
지난 20일 수원 kt 위즈전에선 9-2로 크게 앞선 9회말 컨디션 조절차 등판했다가 안타 1개와 볼넷 2개로 만루의 위기를 맞으며 여전히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그나마 22일 잠실 LG 트윈스전에서 희망을 보였다. 5-2로 앞선 9회말 심동섭이 2사후 난타를 당하며 1점을 주고 2사 1,3루 위기에 처하자 등판한 임창용은 이형종에게 안타를 맞고 1점을 내줬다. 하지만 2번 손주인을 삼진처리해 시즌 두번째 세이브를 올렸다. 점수를 내준 게 아쉽지만 그래도 막아냈다는 데 의미가 있었다.
그리고 23일 잠실 LG전서는 1-7로 뒤진 8회말 4번 히메네스와 5번 오지환 6번 양석환을 공 7개로 가볍게 범타처리했다. 올시즌 9번의 등판에서 출루를 허용하지 않은 두번째 경기였다.
1승1패2세이브, 3홀드가 임창용이 거둔 성적이다. 평균자책점은 4.50. 총 6이닝을 던져 10안타에 7개의 볼넷과 1개의 사구를 내줬다. 피안타율이 3할7푼에 피출루율이 5할이나 된다. 이닝당 출루허용율(WHIP)이 2.83으로 높다.
KIA가 올시즌 지금같은 좋은 성적을 유지하기 위해선 현재의 집단 마무리체제로는 한계가 있다. 투수 소모가 많아 불펜투수들의 체력이 시즌 후반으로 갈수록 문제가 될 수 있다.
KIA에게 가장 좋은 시나리오는 임창용이 예전의 모습을 찾아 마무리로서 안정감을 보이는 것이다. 한승혁이나 심동섭 김윤동 등이 확실하게 마무리로 자리를 잡기엔 경험이나 멘탈적인 부분에서 아직 이르다.
KIA 내부 평가는 '좀 더 기다려보자'이다. WBC 등으로 인해 자신의 스케줄대로 몸을 끌어올리지 못했기에 이런 부진이 왔다는 분석이다. 빨리 몸이 만들어지면 좋겠지만 아무래도 나이는 무시할 수 없다는 것. 구속이 140㎞대 후반을 찍을 때도 있지만 초반으로 뚝 떨어질 때도 있다. 아직 몸상태가 완벽하지 않으니 컨디션이 들쭉날쭉 한 것이다.
그래도 수많은 위기를 극복했던 경험이 있어 어느 정도 컨디션이 올라오면 안정감을 보여줄 수 있다고 평가한다. 마무리를 맡기기엔 한계가 있다는 목소리도 있지만 지켜보면서 기회를 주고 있다. KIA 이대진 코치는 "앞으로 좋아질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사이드암 투수로 140㎞ 중반의 구속은 나쁘지 않다. 경험도 많고 변화구도 좋기 때문에 믿음을 갖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외부에서는 대체적으로 마무리를 맡기기엔 무리가 있다고 보고 있다. 개막한 지 3주가 지난 시점에서 여전히 상대에게 위압감을 주지 못하고 있다는 게 이유다. A 해설위원은 "아직 구속이 나오고 있지만 타자들을 이길 구위가 되지 못한다. 마무리를 맡기기 보다는 임창용이 잘 할 수 있을 보직을 찾아줘야할 시기가 된 것 같다"라고 했다. 또다른 B 해설위원 역시 "임창용 스스로 변화를 해야할 시기"라고 했다. "이제 구위로 윽박질러서 타자를 이기지 못하는 상태다. 맞혀 잡아야 하고 변화구 구사를 신경써야 한다"라며 "인터벌 시간도 줄일 필요가 있다. 투구하는데 시간이 많이 걸리면 수비수들의 집중력도 떨어질 수밖에 없다"라고 했다.
부정적인 평가가 많은 상황에서 임창용이 예전의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까. 올시즌이 임창용의 야구인생에 중요한 시기가 된 것은 확실하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