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핫포커스] '성장형 외인' 소사, 고집 버리니 승리 보인다

나유리 기자

기사입력 2017-04-24 10:55


23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KIA와 LG의 경기가 열렸다. 5회초 수비를 마친 LG 소사가 관중석을 향해 하트를 그려 보이고 있다.
잠실=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7.04.23.

"나는 정말 한국이 너무너무 좋다."

벌써 한국에서 보내는 6번째 시즌. LG 트윈스의 투수 헨리 소사는 성장형 외국인 선수로 새로운 모범 사례를 쓰고 있다.

소사는 지난 2012시즌 KIA 타이거즈가 계약하며 처음 한국땅을 밟았다. 2년 연속 9승. 150㎞이 넘는 강속구 투수지만, 단점도 뚜렷했다. 한번 흔들리면 정신 없이 맞기 시작해 대량 실점이 많았다. 또 공이 빠르지만, 타이밍만 맞으면 홈런도 많이 맞는 투수였다. 결국 2013시즌이 끝나고 재계약에 실패했고, 미국으로 돌아가 트리플A에서 빅리그를 노렸다.

2014시즌 초반 넥센 히어로즈와 계약하며 KBO리그에 돌아온 소사는 지난해부터는 LG 소속으로 뛰고 있다. 4년 연속 10승을 노리는 그는 올 시즌 출발이 남다르다. 6시즌째여도, 한계점보다는 성장 요소가 더 눈에 띈다.

소사는 원래 좋은 공을 가지고 있었다. 차명석 MBC스포츠+ 해설위원은 "구위만 놓고 보면 KBO리그 외국인 선수들 중에 단연 최고다. 구속, 직구, 제구가 원래 좋은 선수"라고 평가했다. 차 위원은 "자신의 고집을 줄이니 올 시즌 훨씬 더 좋아진 것 같다. 2년 연속 200이닝 가까이 던졌고, 지난 5년 동안 누적된 피로가 있어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모른다. 하지만 부상 변수만 없다면 앞으로도 몇년 동안 좋은 성적을 충분히 낼 수 있는 선수"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소사의 공은 상대 타자들이 상대하기 가장 힘들어하는 유형이다. 워낙 빨라 힘과 힘으로 맞붙어야 승산이 있다. 체력도 좋아 최소 7이닝, 컨디션이 좋으면 완투도 언제든 가능하다. 하지만 어설픈 완급 조절이나 수 싸움 실패가 소사의 장점을 가리는 요소였다. 15승을 충분히 할 수 있는 투수인데, 10승 언저리에 그치는 것도 뚜렷한 단점 때문이었다.

올 시즌은 5경기에 등판해 3승1패 평균자책점 1.06. 5경기 모두 6이닝 이상 던졌고, 평균 6⅔이닝 이상 소화해주고 있다. 출발이 좋다.

마음가짐부터 달라졌다. 마운드 위에서 자신의 고집을 부리는 대신 장점을 더 살리기로 했다. 전담 포수 정상호와의 호흡도 현재까지 찰떡궁합이다. 소사는 "포수 정상호를 믿고 따르고 있다. 컨디션이 좋지 않을 때도 등판 결과가 좋으니 더욱 자신감이 생긴다"고 했다.


아직 시즌 초반인만큼 무리하지는 않는 선에서 전력 투구로 상대를 압도하고 있다. 소사는 23일 잠실 KIA 타이거즈전에서도 6이닝 동안 89구를 던지고 7회에 정찬헌에게 마운드를 물려줬다. 빠른 카운트에서 승부를 걸다보니 힘도, 투구수도 아끼고 일거양득이다. 데이비드 허프가 부상으로 빠진 상황에서 소사의 선전은 LG에게 큰 힘이 되고 있다.

소사는 두산 베어스 더스틴 니퍼트(7년차), 넥센 앤디 밴헤켄(6년차)과 더불어 장수 외국인 선수다. 오랫동안 KBO리그에서 뛰고있다는 자부심과 한국에 대한 애정은 충만하다. 그동안 한솥밥을 먹었던 KIA, 넥센 동료들과도 여전히 끈끈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소사는 "한국이 너무너무 좋다. 좋은 동료들, 좋은 사람들, 좋은 구단 직원들과 함께하고 있어서 행복하다. 미국에 있는 딸이 보고싶은 것 외에는 모든 것이 만족스럽다. 오래 뛰고 싶다"며 애정을 드러냈다.

성장형 외국인 선수의 모범 사례. 소사의 KBO리그 성공기는 현재진행형이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현장정보 끝판왕 '마감직전 토토', 웹 서비스 확대출시 스포츠조선 바로가기[스포츠조선 페이스북]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