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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한 함덕주, 이만한 5선발도 없다

선수민 기자

기사입력 2017-04-24 10:20


2017 KBO리그 SK와이번스와 두산베어스의 경기가 23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렸다. 두산 선발투수 함덕주가 SK타선을 상대하고 있다.
문학=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17.04.24/

두산 베어스 좌완 투수 함덕주가 데뷔 첫 선발 승을 따냈다. 지난해까지 구원 투수였던 함덕주의 선발 변신은 성공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리그에 이만한 5선발 투수도 없다.

두산은 지난 시즌 압도적인 선발진을 앞세워 통합 우승을 달성했다. 더스틴 니퍼트, 마이클 보우덴의 외인 원투 펀치는 리그 최고였다. 장원준, 유희관으로 이어지는 국내 선발진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다른 구단들과 마찬가지로 5선발 찾기에는 항상 물음표가 달려있었다. 리그 전체를 봤을 때, 5명의 선발 투수를 안정적으로 운영하기는 쉽지 않다. 그러나 두산은 함덕주의 재발견으로 구멍을 메우고 있다. 함덕주는 첫 등판에서 희망을 남겼고, 기복 없는 피칭을 하더니 4경기 만에 선발 첫 승을 수확했다.

함덕주는 지난 시즌까지 통산 117경기에 구원 등판한 것이 전부였다. 지난해 부상과 부진으로 제 몫을 못했으나, 2015시즌에는 68경기에 등판해 7승2패 16홀드 2세이브 평균자책점 3.65를 기록하는 등 셋업맨으로 자리를 잡았다. 성장통도 있었다. 김태형 감독은 그해 포스트시즌에서 함덕주를 꾸준히 기용했다. 그러나 매 경기 실점했고, 한국시리즈에서도 부진을 씻지 못했다. 이제는 선발로 마운드에 오르고 있다. 구원 등판과 큰 차이가 있지만, 함덕주는 스프링캠프에서 5선발 후보 중 가장 좋은 공을 뿌렸다.

정규 시즌에서도 선발로 연착륙하고 있다. 함덕주는 올 시즌 4경기에 선발 등판해 1승1패 평균자책점 3.43(21이닝 8자책점)을 기록 중이다. 첫 등판이었던 4월 6일 수원 kt 위즈전에서 4⅔이닝(2실점)을 소화한 것을 제외하면 모두 5이닝 이상을 던졌다. 팀 내 역할이 5선발인 점을 감안하면, 훌륭한 성적이다. 23일 인천 SK 와이번스전에선 5이닝 4실점으로 첫 승을 따냈다. 리그 팀 홈런 1위 SK가 상대였다. 그리고 상대 선발 투수는 SK 에이스 메릴 켈리. 함덕주는 6-4로 앞선 5회말 1사 만루에서 병살타로 위기를 극복하고, 첫 승 요건을 갖췄다. 선발 경험을 쌓으면서 무너지지 않는 힘이 생겼다.

정신적으로도 한층 성숙해진 모습이다. 첫 승을 따낸 후 만난 함덕주는 '판타스틱 5' 이야기가 나오자 "'5'라는 생각은 안 한다. 형들이 앞에서 워낙 잘 던져주고 있기 때문에, 나는 5이닝만 던지자는 생각이다. 큰 부담을 안 가지려고 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선발 등판할 때, 5이닝 3실점 정도를 생각하고 있다. 코치님들도, 형들도 그 정도면 5선발로 잘 하는 것이라고 말해줬다. 그런 생각으로 던진다"라고 했다.

정규 시즌 선발 등판은 아직 4경기 뿐. 하지만 매 경기 깨달음을 얻고 있다. 함덕주는 "중간에서 등판했을 때는 무조건 세게만 던졌다. 선발은 다르다. 제구가 좋아진 것도 있지만, 패스트볼을 140km로 던지다가, 145km를 던지는 등 완급 조절을 하고 있다. 직구 구속에 변화를 주고 있다. 코너워크도 중요한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올해 처음 보직을 변경한 만큼, 큰 욕심은 없다. 함덕주는 "주변에서 자신감을 정말 많이 심어주신다. 1경기, 1경기 하다 보면, 점점 선발이 어울리지 않을까 생각한다. 승수보다는 선발 투수로 풀타임을 뛰는 것만 생각하고 있다"라고 했다.

함덕주는 규정 이닝을 채운 투수 중 평균자책점 18위에 올라있다. 가까스로 규정 이닝을 채우고 있으나, 상위권 투수들 중 5선발 역할을 하고 있는 건 함덕주가 거의 유일하다. 선발로 전환한 함덕주가 두산의 복덩이가 되고 있다.


선수민 기자 sunso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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