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초구 스트라이크를 잡아야 한다는 건 내 철칙."
SK 와이번스 새 외국인 투수 스캇 다이아몬드가 베일을 벗었다. 시범경기에서 다소 부진했고, 아내의 출산으로 공백기가 있었다. 하지만 KBO리그 공식 데뷔전을 잘 마쳤다. 다이아몬드의 강점은 역시 제구력이었다.
다이아몬드의 한국 데뷔전(19일 인천 넥센 히어로즈전)도 무난했다. 4이닝 2안타 2볼넷 2삼진 1실점의 기록. 그는 패스트볼 최고 구속이 145km였다. 한국 투수들과 비교해도 그리 빠르다고 할 수는 없다. 그러나 커브(13개), 체인지업(7개), 투심 패스트볼(4개)을 적절히 활용했다. 특히 변화구는 타자들의 몸쪽, 바깥쪽을 잘 파고들었다. 공을 받은 포수 이재원도 "외국인 투수임에도 변화구고 좋다"라고 말했다. 또한 카운트 싸움도 좋았다. 이날 17타자 중 13타자에게 초구 스트라이크를 잡았다.
다이아몬드 본인도 이 부분에 역점을 두고 있다. 자신의 투구 스타일을 누구보다 잘 알기 때문. 다이아몬드는 "초구 스트라이크를 잡을 수 있었던 게 만족스럽다. 2회 아쉬움이 있었지만, 남은 이닝을 깔끔하게 끝낼 수 있어서 만족스럽다"라고 말했다. 이어 초구 스트라이크에 대해 묻자 "나는 타자를 힘으로 제압할 수 있는 투수가 아니다. 그래서 초구 스트라이크를 잡고 들어가는 게 철칙이다. 그래야 타자를 상대할 때 편하다. 항상 필요한 부분이다"라고 강조했다.
다이아몬드는 포수 이재원이 안쪽이든, 바깥쪽이든 깊게 앉을 것을 주문하고 있다. 안정된 제구의 또 다른 비결이다. 이에 대해선 "특별한 이유는 없다. 안쪽으로 던질 때 포수가 완전히 안쪽으로 앉는 게 좋다. 그게 포수와 호흡이 잘 맞아서 그런 식으로 진행하고 있다"라고 했다. 투심 패스트볼을 두고는 "어느 정도 쓰는 편이다. 좌우로 스트라이크존을 넓게 잡아가면서 효과적으로 썼다. 수비면에서 많은 도움을 받고 있어서, 적극적으로 던질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한국 타자들을 상대하기 위한 비결이 있는 지도 궁금했다. 질문을 하자 다이아몬드는 "지금 말을 하면 다른 팀이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다"라며 웃은 뒤 "긴 시간 동안 한국 좌타자들을 많이 연구해왔다. 아직 알아가고 있는 과정이다"라고 답했다.
다이아몬드는 지난 1일 아내의 출산으로 미국을 다녀왔다. 그의 첫째 아들이었다. 금세 한국으로 돌아와, 보고 싶을 터. 다이아몬드는 "매일 가족과 영상 통화를 하고 있다. 또 아내의 친구들이 SK 유니폼을 아내에게 선물했다. 가족들도 유니폼을 입고 응원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다이아몬드는 "팀이 6연승을 달리며, 좋은 분위기에서 등판할 수 있었다. 이 분위기를 타서 팀이 우승할 수 있도록 돕겠다"며 각오를 전했다.
선수민 기자 sunso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