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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장 밖에 사람들이 별로 없던데, 매진이 안됐나."
흥행 기대를 모았던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도 상황은 좋지 않았다. 삼성이 최형우(KIA 타이거즈) 차우찬(LG 트윈스) 등 주축 선수들 이적으로 힘이 빠졌다 하지만, 개막 3연전 상대가 공교롭게도 최형우의 KIA였다. 여기에 새롭게 삼성 유니폼을 입은 우규민도 1일 첫 선발 등판했다. 스토리텔링 측면에서는 관중 입장에서 볼거리가 많았지만, 3경기 모두 1만 관중을 겨우 넘겼다.
2017년 프로야구의 흥행 부진 조짐이 심상치 않다. 지난해 같은 금요일 개막에 개막 구장 5곳이 모두 같았음에도 불구하고 전국 3개 구장이 매진을 기록했었는데, 올해는 개막전 당일 창원 마산구장만 표가 모두 팔렸다. 그것도 경기 시작 2시간 20분 후 매진 기록이 됐다. 1만1000석 규모의 마산구장이 KBO리그 18년 만의 수모를 피하게 해줬다. 마산구장마저 매진이 안됐다면 지난 1999년 이후 처음으로 개막전 매진 구장이 없는 해로 기록될뻔 했다.
그러나 올해는 15경기 합해 총 19만4941명에 그쳤다. 평균 관중수가 1만2996명으로 뚝 떨어졌다. 위에서 언급했 듯, 매진은 1만1000석의 작은 구장 마산에서만 2번 나왔다.
왜 이런 흥행 부진이 발생한 걸까. 먼저, 팬들의 관심이 분산된 이유가 있다. 최근 박근혜 전 대통령 구속과 세월호 인양, 조기 대선에 따른 후보 경선 등 정치-사회 이슈가 쏟아졌다. 여유있게 야구를 보러 갈 사회적 분위기가 조성되지 않았다.
야구 내적인 문제도 있다.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1라운드 탈락이 부정적인 영향을 줬다. 사상 처음으로 예선 라운드를 유치했는데, 탈락하면서 충격이 컸다. 최근 몇 년간 선수 '거품 몸값' 논란이 있었는데, 몇몇 선수의 무성의한 플레이와 태도가 포착돼 팬들이 들끓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최근 개막을 앞두고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가 수당을 주지 않으면 팬사인회 등 구단 행사 참가를 거부하겠다는 의사를 전한 것이 확인 돼, 야구팬들의 마음을 더 멀어지게 했다.
날씨가 좋지 않았던 점도 악영향이었다. 3월 31일과 4월 1일 비가 오락가락했다. 하지만 지난해에도 3연전 마지막 일요일 전국적으로 비가 왔었기에 비슷한 상황이었다. 그리고 날씨가 많이 좋아진 2일 경기에 관중이 많이 늘지 않았다는 점도 아쉬움으로 남는 부분이다.
고척=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