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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우규민이 말하는 삼진 딜레마

권인하 기자

기사입력 2017-04-02 21:21


삼성 우규민. 사진제공=삼성 라이온즈

"난 탈삼진이 많으면 안좋은 것 같다."

삼성 라이온즈의 우규민은 강속구로 윽박지르는 유형의 투수가 아닌 제구력으로 상대를 잡아내는 스타일이다. 그래서 삼진보다는 맞혀서 잡는 횟수가 더 많다.

그런 우규민이 FA로 삼성 유니폼을 입은 이후 첫 정규시즌 등판에서 탈삼진 진기록을 세웠다. 이날 6⅓이닝을 던지며 8안타 6실점(4자책)으로 그리 좋은 성적은 아니었지만 탈삼진을 7개 기록했고, 특히 4타자 연속 3구 삼진이라는 보기 드문 기록을 세웠다. 우규민은 5회초에 8번 이홍구와 9번 김선빈, 1번 버나디나를 모두 3구만에 삼진으로 잡아 역대 5번째로 한이닝 9개 투구 탈삼진 3개의 진기록을 달성했다. 이어 6회초 선두타자인 2번 노수광까지 3구 삼진으로 처리해 4타자 연속 3구 삼진을 기록했다. 이는 역대 두번째 기록이었다. 2009년 당시 두산 소속이던 금민철이 5월 20일 잠실 롯데전서 마지막 타자인 박기혁을 3구 삼진으로 처리한 이후 5월 27일 히어로즈와의 홈경기서 브룸바, 김일경, 송지만 등 3명을 3구 삼진으로 처리하며 2경기서 4타자 연속 3구삼진 기록을 세웠다. 1경기서 4타자 연속 3구삼진은 우규민이 KBO리그 사상 최초다.

우규민은 노수광에 이어 김주찬과 최형우까지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2이닝 을 모두 삼진으로 잡아냈다. 하지만 7회초 4점을 내주며 박근홍과 교체됐다.

다음날인 2일 경기장에서 만난 우규민은 "삼진을 잡으면 기분이 좋긴 하지만 이상하게 삼진이 많은 날은 오히려 꼬이는 느낌이다"라며 "나에겐 삼진보다는 맞혀서 잡는 게 더 좋은 것 같다"라고 했다. 이어 "삼진을 잡기 위해선 공을 최소 3개 이상 던져야 한다. 내가 원래 삼진을 잡는 투수가 아니기 때문에 삼진 잡느라 공을 많이 던지는 것보다 공을 적게 던지고 맞혀서 땅볼로 잡는게 더 좋은 것 같다"고 했다.

5,6회엔 다른 이닝과 달랐을까. 우규민은 "다른 이닝하고 똑같이 던졌는데 이상하게 삼진이 됐다. (최)형우 형이 '왜 자기한테만 세게 던지냐'고 했는데 난 똑같이 던졌다"라며 웃었다.

7회초 첫타자인 나지완과의 승부가 가장 아쉬웠다고. 우규민은 "조금 안일하게 던진게 3루타가 됐다. 차라리 홈런이 됐다면 1점을 주고 마음을 잡고 던질 수 있었을 텐데 무사 3루가 되면서 일이 꼬였다"라고 했다.

삼성 유니폼을 입고 첫 등판에서 진기록을 세웠지만 그리 만족할 수 있는 성적표는 아니었다. 우규민은 "그래도 내려갈때 박수를 쳐주셔서 감사했다"며 "몸상태도 좋았고, 투구수가 늘어나도 체력에도 문제가 없었다. 포수 이지영과도 호흡이 좋았다. 다음 등판이 기대된다"라고 말했다.
대구=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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