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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그렇게 지지 않을 겁니다." 이대호(롯데 자이언츠)가 복귀하자마자 약속을 지켰다.
이대호가 롯데로 돌아왔을 때도 가장 먼저 주어진 질문 중 하나가 "NC를 어떻게 상대할 것인가"였다. 이대호가 해외 진출을 선언했던 2011년 겨울에는 NC가 창단되기 전이었다. 또 롯데의 상징적인 선수가 복귀하는 만큼 '지역 라이벌'에 대한 의미도 담겨있었다.
이대호는 지난 1월 롯데 입단식에서 "작년에 롯데가 NC를 상대로 안 좋았던 것을 알고 있다. 이제는 그렇게 지지 않을 것이다. 우리가 만만하게 볼 팀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창원에 롯데팬들이 여전히 있다. 지역 라이벌이니 어떻게든 이길 수 있도록 준비를 하겠다"고 공언했고, 실제로 그 약속을 지켰다.
3연전 내내 롯데는 지난해보다 훨씬 끈질기게 NC를 괴롭혔다. 패배한 1차전도 1-6으로 뒤지다가 8회와 9회 집중타를 터트리며 1점 차까지 NC를 추격했다. 이겨도 찝찝한 쪽은 오히려 NC였다.
이대호는 3연전 동안 10타수 5안타(1홈런) 2타점으로 맹타를 휘두르며 승리를 견인했다. 4번 타순에서 그의 존재감은 롯데 타선 전체의 짜임새를 훨씬 견고하게 만들었다.
롯데 조원우 감독도 "대호가 오니 무게감이 다르다"며 '이대호 효과'를 인정했다. 조 감독은 "가운데에서 중심을 잡아준다. 구심점 역할을 해주니 작년보다 여러모로 희망적이다. 부상자만 안 생기면 '공격야구'를 할 수 있을 것 같다. 워낙 스타성 있는 선수 아닌가. 부담감은 느끼지도 않는 스타일"이라며 기대를 걸었다.
이대호의 합류로 선수단 전체가 전력 상승효과를 누리는 것도 확실하다. 롯데 선수들은 "대호형이 돌아와서 타선이 훨씬 강해지는 것 같다"며 이전보다 활기 넘치는 자신감을 보인다.
롯데는 2012년 이후 4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다. 선수들도 성적에 갈증을 느끼고 있고, 팬들 역시 열기가 식은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올 시즌은 출발이 좋다. '돌아온 빅보이' 이대호 효과를 체감하는 이유다.
창원=나유리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