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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리그 4명, 마이너리그 3명.'
류현진과 추신수는 '건강'이 이번 시즌 모토다. 류현진은 피나는 노력으로 지난 2년의 부상 공백을 딛고 다저스 선발진에 복귀했다. 당초 예상보다 높은 4선발 보직이다.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류현진의 선발진 합류를 결정할 당시 "류를 선발로 쓰지 않을 이유가 없다. 건강하다는 걸 보여줬고, 선발등판도 잘 소화했다"고 설명했다. 건강을 확신한다는 이야기다. 류현진은 시범경기 초반만 해도 브랜든 맥카시, 알렉스 우드, 스캇 카즈미어 등 경쟁자들보다 뒤처졌다. 그러나 지난 12일 시범경기 첫 등판부터 별다른 이상없이 목표로 잡은 이닝수를 착실하게 소화하며 컨디션을 끌어올렸다. 류현진은 오는 7일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의 홈경기서 시즌 첫 등판을 한다. 그러나 4월 한달간은 관리 모드다. 로버츠 감독은 류현진의 쓰임새에 대해 "류는 시즌 초반 투구이닝을 제한받고, 등판 순서를 건너뛰는 날도 있을 것"이라고 했다.
추신수 역시 건강한 몸으로 시즌을 시작한다. 포트워스 스타텔레그램은 '지난해 숱한 부상으로 고생한 추신수는 이번 시범경기에서 건강하게 출전해 본래의 타격폼과 밸런스를 찾았다'고 전했다. 추신수는 2일 캔자스시티 로열스와의 시범경기서 2타수 1안타 2타점을 때리며 기분좋게 개막 준비를 마쳤다. 시범경기 성적은 20경기서 타율 1할7푼8리(45타수 8안타), 2타점, 5득점. 텍사스는 간판타자인 애드리언 벨트레가 종아리 근육 부상을 입어 시즌초 추신수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졌다. 올해는 추신수가 텍사스와 맺은 7년 계약의 4번째 시즌이다. LA 타임스도 텍사스의 올시즌을 예상하면서 '만일 추신수가 건강한 상태를 유지한다면, 텍사스는 더 많은 득점을 올릴 수 있다'고 내다봤다. 추신수는 2번 지명타자로 주로 나설 예정이다.
지난해 메이저리그에 성공적으로 데뷔한 두 선수는 두 번째 시즌을 맞는다. 2년차 징크스를 무시할 수는 없다. 일단 컨디션은 좋다. 오승환은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출전하는 등 바쁜 스프링캠프를 보냈다. WBC에서 돌아와서도 순조롭게 컨디션을 끌어올리며 부동의 마무리 위치를 확인했다. 5차례 등판에서 6이닝 5안타 3실점, 평균자책점 4.50. 오승환은 트레버 로젠탈이 부상자 명단에 올라 시즌 초부터 막중한 책임감을 갖고 마운드에 올라야 한다. 또한 올시즌을 마치면 2년 계약이 종료되기 때문에 각오도 남다를 수 밖에 없다. 지난 겨울 유력 언론들의 선수 랭킹에서 톱클래스 마무리로 평가를 받은 만큼 일정 수준 이상의 성적만 낸다면 연봉 1000만달러대 진입이 가능하다.
김현수는 올해도 플래툰 방식에 따라 출전할 것으로 보인다. 시범경기에서는 24경기에서 타율 2할7푼1리(59타수 16안타), 1홈런, 8타점, 4득점, 출루율 0.353을 기록, 정상 컨디션을 나타냈다. 그러나 CBS스포츠는 '볼티모어가 우타 외야수 조이 리카르드를 25인 로스터에 올리면서 김현수와 플래툰으로 좌익수로 활용할 것'이라고 전했다. 김현수는 지난해 마이너리그행을 거부하면서까지 의지를 드러내며 빅리그에서 살아남았고, 95경기에서 타율 3할2리를 때리며 경쟁력 있는 타자임을 증명해 보였다. 그러나 좌투수 상대로는 여전히 벅 쇼월터 감독의 신뢰를 따내지 못했다. 이번 시범경기서도 김현수는 좌투수를 상대로 8타석 밖에 기회를 얻지 못했다. 하지만 8타수 3안타(0.375)로 가능성을 보여 지난해보다는 조금 더 출전 기회를 가질 수도 있을 전망이다.
박병호 황재균 최지만-마이너에서 생존경쟁
박병호의 마이너리그행은 미국 현지서도 충격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박병호는 지난해 적응 실패에 따른 각종 비난을 견뎌내며 이번 시범경기서 한층 안정된 타격을 과시했다. 19경기에 출전해 타율 3할5푼3리(51타수 18안타), 6홈런, 13타점을 기록했다. 팀내에서 타율, 홈런, 타점 모두 1위였다. 그러나 폴 몰리터 감독은 그와 경쟁 관계에 있던 케니스 바르가스와 함께 두 선수를 모두 25인 로스터에서 제외했다. 대신 투수 1명을 선택해 마운드를 보강했다. 현지 언론은 박병호의 마이너리그행을 두고 '미네소타가 미친 짓을 했다'며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박병호는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씁쓸한 소식이지만 실망하지는 않는다"며 담담하게 받아들였다. 박병호는 트리플A 로체스터 레드윙스 소속으로 시즌 개막전을 치른다.
황재균은 27게임에서 타율 3할3푼3리(48타수 16안타), 5홈런, 15타점으로 시범경기를 마무리했다. 샌프란시스코와 스플릿계약을 한 황재균은 꾸준히 출전 기회를 가지며 별다른 슬럼프 없이 빅리그 가능성을 높였지만, 브루스 보치 감독의 시즌 구상에는 포함되지 못했다. 황재균의 마이너리그행은 그나마 어느정도 예상됐던 바다. 아무래도 경험이 없는 야수를 곧바로 25인 로스터에 포함시키기는 부담이 있었을 것이다. 황재균이 뛰게 될 트리플A 팀은 새크라멘토 리버캐츠다.
최지만은 시범경기서 타율 2할(30타수 6안타)로 강한 인상을 주지 못하고 마이너리그행 통보를 받았다. 최지만은 스크랜튼WB 레일라이더스에서 시즌을 시작한다. 마이너리그에서 시즌을 맞는 세 선수는 오는 7일 개막전을 치른다.
한편, 지난해 12월 음주운전 후 뺑소니로 징역 8월과 집행유예 2년의 선고를 받은 강정호는 비자 발급이 늦어지고 있어 미국 출국 자체가 어려운 상황이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