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외국인 투수들의 강세가 올해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각 팀의 전지훈련 일정이 중반을 넘어선 가운데 에이스급 외국인 투수들이 개막전 선발을 목표로 차근차근 컨디션을 끌어올리고 있다. 올해 개막전 선발, 즉 1선발 자리가 10개팀 모두 외국인에게 돌아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KBO리그의 경우 시즌 첫 경기 선발로 장소와 상대팀에 따라 에이스가 아닌 다른 투수를 선발로 내세우기도 하지만 상징적 의미의 1선발이 토종인 팀은 거의 눈에 띄지 않는다.
KIA 타이거즈는 양현종과 헥터 노에시가 1선발 후보다. 양현종은 최근 2년 연속 개막전 선발로 나섰다. 지난 시즌에는 31경기에서 200⅓이닝을 투구해 10승12패, 평균자책점 3.68을 기록했다. 올해도 개막전 선발로 손색없다. 헥터는 지난해 양현종 다음인 2선발로 등판했다. 31경기에서 206⅔이닝을 던져 15승5패, 평균자책점 3.40을 올리며 양현종과 원투펀치로 위력을 과시했다. 김기태 감독은 시범경기를 통해 개막전 선발을 정할 예정이지만, 피로도 측면에서는 헥터가 유리하다. 헥터는 오프시즌 동안 고향인 도미니카공화국에서 충분히 휴식을 취했다. 윈터리그에 출전하지 않았다. 반면 양현종은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출전한다. 현재 일본 오키나와 대표팀 캠프에 참가중이다.
|
롯데 자이언츠는 3년차 브룩스 레일리 말고는 1선발 후보가 마땅치 않다. 조쉬 린드블럼의 재계약이 불발돼 자연스럽게 레일리가 1선발이 됐다. 지난 두 시즌 동안 레일리는 19승19패, 평균자책점 4.34를 올렸고, 로테이션을 한 번도 거르지 않았다. 미국 애리조나 전훈에서 새 외인 투수 파커 마켈과 조를 이뤄 그동안 4차례 불펜피칭을 실시하며 컨디션을 끌어올렸다.
한화 이글스는 화려한 메이저리그 경력을 자랑하는 알렉시 오간도가 개막전 선발 후보다. 전훈 중반임에도 벌써 직구 구속이 150㎞를 넘는다. 지난 15일 요코하마 베이스타스와의 경기에서 2이닝 3탈삼진 무실점의 호투로 선을 보인 오간도는 19일 요코하마 2군과의 경기에서도 3이닝 3안타 무실점으로 잘 던졌다. 삼성 라이온즈는 외인 듀오 앤서니 레나도와 재크 페트릭, 그리고 윤성환과 우규민이 선발로 확정된 상황. 이 가운데 레나도에게 관심이 쏠리다. 105만달러에 계약한 레나도는 1선발을 목표로 오키나와에서 착실하게 몸을 만들고 있다. 4차례 불펜피칭을 마친 레나도는 오는 25일 한화와의 연습경기에 실전 첫 등판한다.
토종 선발이 허약한 kt 위즈는 라이언 피어밴드와 돈 로치, 두 외인 투수가 1,2선발을 나눠맡는다. 로치는 지난해 트리플A에서 9승7패, 평균자책점 3.86을 기록했다. kt는 로치와 계약할 때 2선발감이라고 소개하며 강력한 1선발 영입 의지를 나타냈지만, 결국 피어밴드와 재계약했다. 김진욱 감독은 두 선수를 놓고 저울질에 들어갔다. 넥센 히어로즈도 비슷하다. 에이스 앤디 밴헤켄과 연봉 110만달러에 달하는 션 오설리반이 1,2선발이다. 넥센은 두 선수가 내심 자존심 경쟁을 펼치기를 바라고 있다.
LG 트윈스는 3년 연속 개막전 선발을 노리는 헨리 소사와 지난해 에이스로 떠오른 데이비드 허프의 2파전이다. 차우찬과 류제국은 그 다음 순서다. 아무래도 지난해 인상적인 활약을 펼친 허프에게 무게가 실린다. 더구나 허프는 140만달러에 계약,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다. 안정감과 신뢰도에서 허프가 1선발을 맡을 것이 유력하다.
역대 개막전 외국인 투수 최다 선발등판 기록은 2015년의 9명이다. 그해 KIA만이 토종 양현종을 선발로 내세웠다. 지난해에는 6팀이 외국인 투수를 개막전 선발로 내세웠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