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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무서운 선배 안하려고 합니다. 부드러운 선배가 되려고요."
스스로 밝힌 대로 이대호는 해외 진출 이전, 엄격하고 무서운 선배로 유명했다. "아직도 후배인 강민호, 손아섭 선수가 나를 무서워한다"며 웃은 이대호는 "이제는 그들이 나보다 더 스타가 됐다. 후배들에게 더 부드럽게 다가가면 다들 더 따라올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고민이 많다. 예전에 롯데에 있을 때와 현재의 무게감이 다르다. 더군다나 이대호는 KBO리그 FA(자유계약선수) 역대 최고 금액(4년 총액 150억원) 타이틀까지 쥐면서 책임감이 더 커졌다. 모두들 '이대호 복귀 효과'를 바라고 있어 '무조건 잘해야 한다'는 부담감도 공존한다.
동료들과의 시너지 효과도 기대되는 부분. 이대호는 "타선에서 전준우, 손아섭이 내 앞에 있을 것이고, 내 뒤에는 강민호와 최준석이 받치고 있을 것이다. 도움을 많이 받을 것 같다. 서로 돕다 보면 개인 성적이 올라가고, 팀 성적도 올라갈 것이라 생각한다. 더 노력해서 모두가 '윈 윈' 할 수 있게 하겠다"며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다.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에 뽑힌 선수 중 다수가 2월부터 열리는 소속팀 스프링캠프에 참가하지 못한다. 특히 캠프지가 미국인 경우는 더욱 힘들다. 2월 12일부터 일본 오키나와에서 대표팀 훈련이 시작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대호는 열흘이라도 롯데의 미국 캠프 합류를 자청했다. 롯데 선수단은 30일 출국해 미국 애리조나에 1차 캠프를 차린다. 시차 적응과 이동 거리를 감안하면 상당히 부담스러운 일정. 그러나 주장을 맡은 만큼 잠깐이라도 선수들과 함께해야 한다는 게 이대호의 생각이었다.
이대호는 "6년 만에 돌아왔으니 팀 적응이 최우선이다. 또 주장을 맡게 돼서 대표팀 김인식 감독님께 직접 전화를 드렸다. 흔쾌히 '알겠다'고 하시더라. 감독님이 배려해주신 만큼 몸을 잘 만들어서 WBC에 가겠다"고 했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