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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선수들은 일본전을 앞두고 어떤 이야기를 하길래 그런 결과가 나오나요?"
국내파 선수들 중에서도 김광현(SK), 이용찬(두산), 강민호(롯데) 등이 부상으로 불참하게 됐다. 재능 있는 대체 선수들을 발탁했으나, 처음 구상과 어그러진 것은 명백한 사실이다. 김인식 감독이 꾸준히 "선수가 없다"고 이야기 하는 이유다.
돌아보면 국제 대회는 매번 위기였다. 수월한 대회는 없었다. 2006 WBC 4강, 2009 WBC 준우승, 2008 베이징올림픽 금메달 등의 영광 뒤에는 2006 도하아시안게임, 2013 WBC 예선 탈락 등의 쓰린 기억도 함께 있다. 대표팀을 최정예 멤버로 꾸리는 것은 그만큼 어렵다. 우리 뿐만 아니라 일본, 미국 등 이번 WBC에 참가하는 다른 국가들도 메이저리거들이 이런 저런 이유로 불참하면서 최정예는 아니다.
하지만 정작 대표팀에서 뛰게 될 선수들은 부담과 함께 기대와 의욕을 가지고 있다. 평소와 다르게 시즌 준비에 들어가면서도 책임감이 엿보인다. 또 한국 대표팀 특유의 똘똘 뭉치는 분위기가 있다. 이번 대회에서 안방을 책임질 양의지(두산)는 "우리 대표팀의 분위기가 굉장히 좋다. 최근 국제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었던 비결도 분위기 덕분인 것 같다. 활기차면서도 적당한 긴장감을 유지하면서 하나로 뭉친다"고 했다.
김인식 감독은 지난해 11월 전력 분석팀과 함께 일본 도쿄돔을 방문했다. 일본 대표팀의 평가전을 지켜보기 위해서였다. 당시 일본 취재진이 김인식 감독과의 인터뷰에서 가장 많이 질문한 것이 "대체 일본전을 앞두고 무슨 말을 하느냐?"였다. 한국 선수들이 국제 대회, 특히 일본을 상대로 강한 응집력을 발휘하는 것을 의식한 질문이다.
대표팀은 오키나와 훈련, 연습 경기, 평가전 등을 거쳐 오는 3월 6일 이스라엘 대표팀과 1라운드 첫 경기를 치른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1라운드 통과도 쉽지 않을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지만, 또 어떤 반전이 기다리고 있을지는 아무도 모른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