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롯기 지각 변동? '챔프' 두산을 위협할 수 있을까

나유리 기자

기사입력 2017-01-29 08:37


2016 한국시리즈에서 우승을 확정지은 후 헹가레 하는 두산 선수단. 스포츠조선DB

이번 겨울 FA(자유계약선수) 시장에서는 '엘롯기' 트리오가 중심이었다. 벌써부터 흥행 조짐이 예측되는 가운데, 이들이 두산 베어스의 독주 체제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을까.

FA 시장에서 KIA 타이거즈가 가장 먼저 치고 나갔다. KIA는 '최대어'로 평가받은 외야수 최형우를 삼성 라이온즈로부터 영입했다. 4년 총액 100억원. 그동안 누구도 공식적으로 깨지 않았던 100억원의 벽을 무너트린 것이다. 최형우를 영입한 KIA는 내부 FA였던 외야수 나지완, 투수 양현종까지 모두 잡았다. 진통 끝에 '에이스' 양현종이 남기로 하면서 전력 보강에 성공했다.

FA 3명을 잡은 KIA는 외국인 선수 계약에도 과감한 교체를 단행했다. 1선발 역할을 해줄 수 있는 헥터 노에시만 재계약을 하고, 브렛 필-지크 스프루일은 재계약을 포기했다. 대신 좌완 선발 요원 팻 딘을 영입하고, 발 빠르고 수비 좋은 외야수 로저 버나디나를 데리고 왔다. 군 제대 선수인 안치홍, 김선빈 등 복귀에 새로운 얼굴들이 전력을 채웠다.

외부 영입이 없을 것 같았던 LG 트윈스도 '투수 최대어' 3인방 중 차우찬을 잡았다. 김광현, 양현종이 원소속팀 잔류를 선택한 가운데, 해외 진출과 삼성 잔류를 두고 고민하던 차우찬이 LG 이적을 택했다. 4년 총액 95억원으로 역대 투수 FA 최고 금액이다. 종전 윤석민(4년 90억원)을 뛰어 넘는다.

차우찬 영입으로 LG는 선발진이 한층 탄탄해졌다는 평가다. 검증된 외국인 투수 데이비드 허프-헨리 소사에 류제국, 차우찬까지. 좌우 균형이 맞는 '어메이징4'가 완성됐다. 비록 내부 FA였던 우규민이 삼성으로 이적했으나 선발진 안정감은 높아졌다. 외국인 선수 3인방은 모두 재계약에 성공했다.

KIA와 LG의 외부 영입이 주목을 받은 이유는 지난해 보여준 성과 때문이다. LG가 정규 시즌 4위, KIA가 정규 시즌 5위를 각각 기록하며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맞붙었다. 포스트시즌 역대 명승부로 꼽히는 두 팀의 맞대결은 완벽한 세대 교체 가능성을 증명했다. 양상문, 김기태 감독이 팀 컬러와 분위기를 바꿔놓은 상황에서, 파괴력 있는 외부 영입까지 했으니 성적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

여기에 '엘롯기' 3팀 중 롯데 자이언츠가 최대 반전 카드를 꺼내들었다. 지난해 외부 FA로 투수 윤길현, 손승락을 영입하고, 송승준이 잔류하는 등 시장에서 꾸준한 움직임이 있었던 롯데는 올 시즌 유일한 내부 FA 황재균 영입에 '올인'하겠다고 선언했었다. 잡음만 무성하다가 결국 황재균이 메이저리그 도전을 택하면서 고민이 커지는듯 했다.

하지만 국내 복귀설이 꾸준히 흘러나왔던 이대호가 스프링캠프 시작을 앞에 두고 롯데 유턴을 전격 결정했다. 4년 총액 150억원. 최형우의 최고 금액을 단숨에 뛰어넘는 액수다. 무엇보다 이대호가 가진 상징성이 크다. 최근 몇 년간 꾸준히 관중이 감소하고, 성적 하락으로 고민이 많았던 롯데는 '부산야구의 상징' 이대호 복귀만으로도 분위기 반전을 꿈꿀 수 있게 됐다.


올 시즌 LG, 롯데, KIA의 성적은 당연히 주목을 받을 수밖에 없다. 또 인기팀인 만큼 전반적인 분위기도 플레이에 영향을 미친다. 디펜딩 챔피언 두산 베어스는 여전히 리그 최강 전력을 자랑한다. 베테랑 홍성흔이 은퇴하고, FA 이원석이 이적했으나 특별한 전력 변동은 없다. 올해도 단연 상위권 성적이 예상된다.

두산이 질주하는 KBO리그 판도를 '엘롯기'가 뒤흔들 수 있을까. 물론 예상 밖의 성과는 언제나 최고의 흥행 카드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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