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정 뿌리친 황재균, 생존 방법은 파워와 수비

나유리 기자

기사입력 2017-01-25 10:06


황재균. 스포츠조선DB

황재균(30·샌프란시스코)이 정글로 뛰어들었다. 그가 생존 경쟁에서 살아남을 방법은 파워와 수비를 증명하는 것이다.

황재균의 에이전시 'GSI'는 24일(이하 한국시각)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의 계약 소식을 발표했다. 2016시즌 종료 후 첫 FA(자유계약선수) 자격을 얻은 황재균은 국내 러브콜을 뿌리치고 메이저리그 도전을 택했다.

1년짜리 스플릿 계약. 메이저리그 진입이 보장되지 않았다. 황재균은 초청 선수 자격으로 메이저리그 스프링캠프에 참가한다. 여기서 눈도장을 확실히 찍어야 한다. 지난해 이대호가 1년 스플릿 계약으로 시애틀 매리너스와 계약을 맺고, 스프링캠프에서 활약해 개막전 25인 로스터에 이름을 올렸었다. 황재균도 이대호 같은 케이스가 된다면, 연봉 150만달러(약 17억5000만원)를 받게 된다. 인센티브는 최대 160만달러(약 18억6000만원).

샌프란시스코에는 주전 3루수 에두아르도 누네스 외에도 에이르 아드리안자, 켈비 톰린슨, 코너 길라스피 등 쟁쟁한 경쟁자들이 버티고 있다. 황재균의 경쟁자들이 가진 최대 강점은 '멀티' 수비력. 누네스는 2루와 3루, 외야가 가능하다. 아드리안자와 톰린슨은 내야 전 포지션이 가능하고, 길라스피는 1,3루를 소화한다.

황재균도 지난해 11월 미국 플로리다에서 메이저리그 구단들을 대상으로 '쇼케이스'를 펼쳤을 때, 다양한 수비 능력을 어필 했었다. 3루뿐만 아니라 2루와 우익수 포지션에서 가벼운 수비 플레이를 보여줬다. 물론 당시 쇼케이스를 보러 온 스카우트들에게 수비에서 높은 점수를 받지는 못했다. 황재균을 지켜본 내셔널리그 A 구단 스카우트는 "나머지 포지션보다 3루가 안정적이었지만, 빅리그급 수비에 비교하면 조금 낮은 점수를 매길 수 있다"고 했다.

사실상 '핫코너' 수비만 가능한 황재균이 스프링캠프에서 어떻게 어필하느냐가 관건이다. 그의 최대 강점은 강한 어깨. KBO리그에서 뛰면서도 인상적인 호수비를 여러 차례 펼쳤다. 땅볼 포구에서 가끔 어이없는 수비 실수를 하는 경향이 있지만, 새로운 환경에서 집중력을 펼치면 보완될 수 있는 부분이다.

지난해 공격에서 인상적인 활약을 펼친 누네스는 3루 수비력이 정상급은 아니라는 평가다. 황재균에게도 기회는 충분히 올 수 있다.

그가 어필할 수있는 최대 장점은 파워. 쇼케이스에서 샌프란시스코 등 다수 구단 관계자들은 "황재균은 힘이 좋아 보이고, 유연성을 갖추고 있다"고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내야 경쟁자들이 대부분 파워가 약한 타자들이고, 누네스 역시 지난해 16홈런으로 '커리어 하이'를 기록했으나 원래 홈런 5개를 넘기기 힘들었다. 황재균이 공략할 수 있는 틈새시장이다.


황재균은 KBO리그에서의 보장된 안정을 뿌리치고 모험을 택했다. 동료들조차 "남자다운 결정"이라며 진심 어린 박수를 보냈다. 정글로 뛰어든 황재균의 도전은 어떤 결말을 불러올까.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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