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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트윈스는 왜 베테랑 FA(자유계약선수) 정성훈에게 끝까지 1년 계약을 고집했을까. 또 정성훈은 왜 도장을 찍을 수밖에 없었을까.
그러나 여러 요소들이 정성훈에 불리했다. 먼저 나이. 한국 나이로 이제 38세가 됐다. 구단 입장에서는 황혼기에 접어든 선수에게 장기 계약을 해주기 힘들다. 나이를 떠나, 정성훈이 없다고 가정할 때 팀 전력이 급격히 떨어지면 모를까, LG는 지난해부터 리빌딩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정성훈의 주포지션 1루에 서상우, 양석환 등 유망주들을 투입할 수 있다. 베테랑 타자가 필요한 다른 구단들에서 정성훈에 관심이 없지 않았다. 하지만 이 구단들은 보상선수 출혈을 계산하지 않을 수 없었다. 결국, LG는 돌아가는 시장 상황을 냉철히 판단했고 자신들이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했음을 확인했다. 그리고 1년 계약을 제시했다.
정성훈도 큰 욕심은 없었다. 1년은 선수 생활을 정리하고, 선수로서의 자존심을 보여주기에 너무 짧다는 생각이었다. 구단에 계약 기간 2년을 요구했다. 같은 나이의 베테랑 투수 봉중근도 2년 15억원의 조건에 도장을 찍었다. 그러나 정성훈에게 협상다운 협상은 없었다. LG는 일찌감치 "우리 조건은 변할 일이 있으니 생각이 바뀌면 연락하라"고 통보했다. 결국, 스프링캠프 출국 1주일 전에 정성훈이 마음을 정리하고 구단안을 받아들였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