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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리그 10개 팀 중 9위. 다시 돌아보고싶지 않은 삼성 라이온즈의 2016년이다. 직전 연도까지 5년 연속 페넌트레이스 1위에 오르고, 2011년부터 4년 연속 한국시리즈 정상을 밟은 '최강 삼성'의 아우라는 신기루처럼 사라졌다.
'몰락한 왕조' 삼성은 이번 시즌 살아날 수 있을까. 비관적인 시선으로 바라보는 야구인들이 많다. 눈에 띄는 전력 보강없이 FA(자유계약선수) 좌완 투수 차우찬, 4번 타자 최형우를 잃었다. 마지막까지 차우찬 잡기에 총력을 기울였는데, LG 트윈스에 밀렸다. 리그를 쥐락펴락했던 과거 삼성을 생각해보면, 상상하기 힘든 일이 벌어졌다. 국내 전력만 놓고보면, 지난해보다 확실히 약해졌다고 봐야 한다.
물론, 여러가지 변수가 있다. 드러난 전력을 대입하면 수학공식처럼 성적이 산출되지는 않는다. 무엇보다 외국인 전력이 변수다. 김한수 감독은 "외국인 선수가 제 몫을 해준다면 해볼만 하다"고 했다. 지난해 외국인 선수들이 최악의 부진을 보였기에, 올해는 기대치를 높여볼 여지가 있다. 투타의 핵심전력인 외국인 선수가 재도약의 키를 쥐고 있는 셈이다.
이번 주 두 외국인 선수, 내야수 마우로 고메즈(33)와 우완 투수 재크 패트릭(28)의 계약 발표가 기다리고 있다. 특히 일본 프로야구 한신 타이거즈의 4번 타자로 활약했던 고메즈가 주목받고 있다. 그는 2014년부터 3년간 통산타율 2할7푼- 65홈런-260타점을 기록했고, 두 시즌 동안 20홈런 이상을 넘겼다. 삼성 사람들은 지난 시즌 22홈런-79타점을 기록한 고메즈가 거포 갈증을 풀어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한수 감독은 "우리보다 투수 수준이 높은 일본에서 20홈런을 때렸으니, KBO리그에선 더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을 것이다"고 했다.
당연히 고메즈 영입에 상당한 투자가 필요하다. 도미니카공화국 국적인 고메즈는 2014년 한신 첫 해에 1억2000만엔(약 12억4500만원), 2015년에 2억400만엔(약 20억4500만원), 2016년에 2억엔(약 20억4000만원)을 받았다. 어디까지나 일본 언론이 추정한 보장 금액이고, 실수령액은 더 높다고 봐야 한다. 요코하마 DeNA에서 뛰었던 발디리스보다 지명도가 높은 타자다. 구단 발표 금액과 상관없이 100만달러를 훌쩍 넘는 계약이 될 수밖에 없는 이유다.
내부 FA 최형우 차우찬을 놓치고, 외국인 선수 영입에 공을 들인 삼성. 2017년 시즌 종료 후 활짝 웃을 수 있을까.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