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이런 일이 일어났는지…."
이제 곧 스프링캠프를 차리는 kt 위즈에 악몽같은 소식이 전해졌다. 올해 함께할 수는 없지만, 지난 2년 간 동료로 함께 했던 앤디 마르테의 충격적인 사망 소식. 이제 한국 나이로 35세의 젊은 나이인 한 가장의 죽음에 kt도 충격에 휩싸였다.
kt 관계자는 22일(한국시각) 마르테의 사망 소식을 접한 후 "정말 안타까운 일이 일어났다"며 "그 어떤 외국인 선수보다 성실하고, 매너도 좋았던 선수인데…"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이어 "지난 시즌을 끝으로 재계약을 하지 않았기에, 구단이 뭔가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는 일이 없지만 구단 홈페이지와 SNS를 통해 추모의 글을 게재할 것"이라고 밝혔다.
동료들도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했다. 동갑인 이대형은 자신의 SNS에 마르테와 함께 찍은 사진을 올리며 추모했다. 윤요섭도 SNS 프로필 사진을 마르테와 함께 촬영한 사진으로 바꿨다.
마르테는 미국 메이저리그 캔자스시트 로얄스 투수 요다노 벤추라와 함께 자동차 사고로 사망했다. 현지 언론을 통해 보도된 사진을 보면, 자동차 앞 부분이 산산조각 났다. 참혹했다. 과속이 원인인 것으로 알려졌다. kt 관계자는 "언론을 통해 음주 운전 얘기도 나오는데, 구단이 파악한 바로는 음주 운전인지까지는 아직 확실치 않다"고 설명했다.
마르테는 다른 외국인 선수들과 다른 모습으로 동료들과 팬들에 많은 사랑을 받았다. kt와 LG 트윈스의 치열한 영입 경쟁 속 2015 시즌을 앞두고 한국 땅을 밟은 마르테. 도미니카공화국 출신 선수들의 경우, 흥분도 잘하고 개인주의 성향이 짙은 경우가 많다. 그러나 마르테는 달랐다. 언제나 진중하고, 팀에 방해가 되는 행동을 하지 않았다. 한국에서 뛰며 옆구리, 허리, 알러지 증상 등으로 고생한 시간들이 있었지만 경기장에만 나가면 최선을 다해 뛰었다. kt는 이런 마르테를 인정해 지난 시즌 막판 허리 디스크로 시즌 아웃이 됐음에도, 수술 과정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았고 재활까지 시켰다. 한국을 좋아한 마르테는 구단이 자신의 재계약에 대한 확답을 주지 않은 상황에도, 수술 후 스스로 팬들을 모아달라고 부탁해 마지막 인사하는 시간을 갖기도 했다. 재계약이 최종 결렬됐을 때도 마르테는 자필 편지를 통해 구단, 동료, 팬들에게 감사 인사를 남겼다.
꼴찌 막내팀 4번타자로서의 화끈한 타격, 안정된 3루 수비, 그리고 프로선수로서 보여줬던 훌륭한 마인드는 오랜 시간 KBO리그 팬들에게 잊혀지지 않을 것이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P.S-마르테는 지난해 봄 꽃가루 알러지로 인해 경기에 뛰지 못했었습니다. 잠실구장에는 봄, 가을 유독 많은 꽃가루가 날아들어 알러지 증상이 있는 선수들이 매우 힘들어합니다. 당시 마르테는 눈을 뜨지 못할 정도로 눈물을 흘리며 가려워했고, 콧물도 흘렸습니다. 경기에 뛰기 위해 매일같이 주사를 맞으며 고생했습니다. 같은 증상이 있는 기자도 그 고통을 알기에 짠한 마음이 컸었습니다. 그 때 꽃가루 알러지가 영어로 뭔지 알려주며, 힘들어도 웃음을 잊지 않던 마르테의 모습이 생생합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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