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야구, 들러리 말리고 제대로 목소리내자

노주환 기자

기사입력 2017-01-19 1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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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야구의 국제 경쟁력은 높다. 현재 WBSC(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 남자야구 랭킹에서 일본, 미국에 이어 3위다.

그런데 한국 야구는 국제 외교에서 여전히 변방으로 끌려가는 입장이다. 최근 통합 단체로 출발한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회장 김응용)의 외교적 역량은 걸음마 수준으로 봐야 한다. 내홍에 휩싸였던 통합 전 대한야구협회의 외교 행정은 거의 전무하다시피 했다. 그러면서 실질적인 야구 외교를 담당했던 KBO(총재 구본능)도 국제 외교 무대에선 주역으로 나서는데 한계를 보였다. 어렵게 오는 3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본선 1라운드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 유치했다. 그러나 여전히 세계야구에선 미국과 일본이 큰 목소리를 내고 있다. 미국은 세계 최고 선수들의 경연장인 MLB를 앞세워 권력을 행사하고 있다. 일본은 수많은 스폰서 기업을 등에 업고 아시아 야구의 큰손으로 2020년 도쿄올림픽 야구 우승과 흥행에 혈안이 됐다. 게다가 세계 아마야구의 우두머리 단체인 WBSC는 '머니 파워'에 따라 움직이고 있다.

MLB는 그들의 국제화를 위해 2006년부터 WBC대회를 개최하고 있다. 2009년 2회 대회, 2013년 3회 대회가 열렸고 그리고 올해 4회 대회가 열린다. 그러나 WBC는 지금까지 대회가 열리는 시기와 주요 핵심 선수들의 불참 등으로 잡음이 계속 됐다. 매년 3월에 열리기 때문에 시즌 전 각국 프로팀들이 선수 차출을 반기지 않고 있다. 또 MLB 선수들은 자신의 의지에 따라 차출 여부가 결정된다. 부상 경험이 있는 선수들은 별도의 부상관리위원회와 구단의 입김으로 차출 여부를 정하고 있다. 정작 한국 대표팀은 이번 WBC에서 추신수(텍사스) 김현수(볼티모어) 같은 코리안 메이저리거가 대거 빠진 채 참가해야 할 상황이다. 일본도 다수의 메이저리거가 부상 우려 등으로 이번 출전을 꺼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세계 최강의 선수들로 대표팀이 꾸려지지 않는 WBC는 회를 거듭할수록 신선도와 재미가 떨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WBSC가 2016년 11월 개최한 '프리미어 12'도 많은 문제점을 노출했다. 당시 김인식 감독이 이끈 한국 대표팀은 공동 개최국 일본이 지나칠 정도로 유리하게 짠 대회 일정으로 불이익을 봤다. 그런 어려움을 극복하고 준결승전에서 일본, 결승전에서 미국을 격파하고 초대 우승국이 됐다. 그러나 당시에도 그런 식으로 끌려가면서 국제대회에 참가할 필요가 있는지 고민해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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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 오는 11월에 일본에서 한국과 일본, 대만이 참가하는 3개국 국가 대항전을 열고 싶어 한다. 일본야구기구(NPB)의 주도로 대회 개최를 논의 중이다. 18일 양해영 KBO 사무총장과 이하라 아쓰시 NPB 사무총장, 추강쩐 대만프로야구사무국(CPBL) 비서장이 모여 회의를 가졌고 3개국 야구 대항전 개최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일본 스포츠전문지 스포츠닛폰은 이번 3개국 대항전은 30세 이하로 나이 제한을 두는 대표팀을 뽑는 방안이 논의됐다고 보도했다.

KBO는 "3개국 사무총장들이 대표팀 간 경기 개최에 긍정적으로 얘기를 나눴다. 나이 제한을 몇세로 할 지가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NPB는 2020년 안방에서 열리는 도쿄올림픽을 앞두고 야구 붐 조성을 위해 지속적으로 국가대항전을 준비하고 있다.

앞으로 2020년까지 대표팀간 경기가 줄줄이 대기하고 있다. 한국 야구의 외교 행정력을 단기간에 끌어올리는 건 어렵다. 그렇더라도 매번 국제대회에서 우리나라 대표팀이 불이익을 당하면서 끌려가는 듯한 인상을 받는 건 막아야 한다. 그렇다고 국제 무대와 거리를 둬서도 안 된다. 국제 대회에서 한국 야구의 목소리를 제대로 내야 한다는 것이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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