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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투수 구하기에 난항을 겪고 있는 한화 이글스가 에스밀 로저스(32)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지난해말 "로저스도 영입대상 후보중 한명이지만 가능성은 낮다"고 언급한 바 있다. 하지만 구인난이 이어지면서 로저스 영입 가능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
한화는 지난 18일 메이저리그에서 6시즌 활약한 거물급 용병 알렉시 오간도(34)와의 계약을 최종 마무리했다. 오간도는 미국에서 한화구단 관계자 입회하에 메디컬 체크를 했고, 이상 없음이 확인됐다. 이제 남은 외국인 투수 1명만 더 잡으면 되는데 쉽지 않다. 영입 후보군에 있던 몇몇 선수들은 메이저리그로 발길을 돌렸다. 한화는 수준급 선수 영입을 노리고 있지만 메이저리그, 일본프로야구 모두 투수난이 가중되다보니 두배, 세배 힘들다.
로저스는 2015년 8월 대체 선수로 이글스 유니폼을 입었다. 오자마자 완투승, 완봉승을 해내며 강한 인상을 남겼다. 당시 넉달 발표 연봉만 70만달러였다. 2016년 역대 최고액인 190만달러에 재계약을 했지만 역대 최강 '먹튀'가 됐다. 오키나와 스프링캠프부터 팔꿈치 통증으로 훈련을 제대로 못했다. 알아서 페이스를 끌어올린다더니 5월에 복귀한 뒤 한달만에 또 아팠다. 지난해 6월 팀을 떠나 한달뒤 미국에서 오른 팔꿈치 인대접합수술(토미존 수술)을 받았다. 인대접합수술은 회복뒤 구속 증가와 구위 유지 등 예후는 좋은 편이지만 회복기간이 1년 가까이로 길다. 로저스는 믿기힘들 정도로 빠른 회복세다. 수술 뒤 다섯달만에 캐치볼에 들어갔고, 이번 겨울 단계별 불펜피칭을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선 너무 서두르는 것 아니냐며 경계하는 목소리도 많다.
로저스의 몸상태 외에 또 하나의 걸림돌이 있다. 한국야구를 대하는 로저스의 자세다. 진중하지 못한 면이 많다. 덕아웃에서 응원단장이 되기도 하지만 난데없이 타격 게이지에서 연습배팅을 하고 외야 펑고를 수십개씩 때려주는 모습은 낯설다. 외국인 타자 윌린 로사리오나 알렉시 오간도는 야구 외적인 면에서도 메이저리거다운 면모를 보여 한화 구단관계자들을 여러 차례 감동시킨 바 있다. 로저스는 정반대다.
미국에서 뛰던 로저스를 봤던 외국인 선수들이 한국에서의 모습에 적잖이 당황했다는 얘기도 있었다. 야구만 잘하면야 큰 문제 아니라고 넘어갈 수도 있지만 영입에 있어 플러스 요소가 아닌 것은 분명하다. 최근 들어 외국인 선수 몸값이 급상승하며 평가 잣대에도 변화 바람도 일고 있다. 송구홍 LG단장은 "외국인선수 영입에 있어 실력만큼이나 인성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야구는 단체스포츠이고, 페넌트레이스는 길다. 인내심이 중요한 이유"라고 밝혔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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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밀 로저스 성적
2015년 10경기 6승 2패, 평균자책점 2.97, 완봉승 세차례(완투 4차례)
2016년 6경기 2승3패 평균자책점 4.30(완투 1차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