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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추적]단장대란, 선수출신 5명-비선수출신 5명 최후승자는?

박재호 기자

기사입력 2017-01-18 19:39


◇염경엽 신임 SK단장 스포츠조선DB

◇고형욱 넥센 히어로즈 단장.  조병관 기자 rainmaker@sportschosun.com

올겨울 프로야구에 큰 변화 바람이 일고 있다. 이른바 '단장 대란'이다. 메이저리그는 예전부터 '단장 야구'로 불렸다. 선수를 모으고, 팀을 꾸리고, 우승에 도전하는 큰 그림은 단장이 그렸다.

KBO리그는 감독이 선수단 내 절대 권력을 휘두르는 일본 프로야구 영향을 많이 받았다. 불과 몇 년전만해도 야구는 감독, 지원은 단장 몫이었다. 최근 들어 단장 역할에 대한 인식이 바뀌고 있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 6개팀이 단장을 교체했다. 선수출신 단장이 크게 늘었다. 모두 5명의 선수 출신 단장이 그라운드 막후를 관장하게 됐다.

김태룡 두산 베어스 단장을 비롯해, 박종훈 한화 이글스 단장, 송구홍 LG 트윈스 단장, 고형욱 넥센 히어로즈 단장(전 넥센 스카우트 팀장)에 지난 17일 임명된 염경엽 SK 와이번스 단장(전 넥센 히어로즈 감독)이 선수 출신이다. 비선수 출신 단장은 홍준학 삼성 라이온즈 단장, 허영택 KIA 타이거즈 단장, 배석현 NC 다이노스 단장, 이윤원 롯데 자이언츠 단장, 임종택 kt 위즈 단장 등 5명이다.

선수 출신 단장들은 화제의 중심에 서 있다. 부러움을 한몸에 받고 있는 김태룡 두산 단장은 리그 3연패에 도전한다. 박종훈 한화 단장은 김성근 감독의 계약 마지막해 성적과 맞물려 연일 핫이슈를 양산한다. 고형욱 넥센 단장과 염경엽 SK 단장은 자연스럽게 신라이벌이 됐다. 송구홍 LG 단장은 지난해 리빌딩과 성적, 두마리 토끼를 잡았던 LG를 한단계 점프시킬 지 궁금하다.

여기에 맞서는 비선수 출신 단장들도 각오가 대단하다. 허영택 KIA 단장은 대규모 투자로 최형우를 잡고, 양현종을 1년 눌러 앉혔다. 성적에 대한 부담이 있다. 임종택 kt 단장은 창단 3년차 탈꼴찌가 목표다. 이윤원 롯데 단장은 황재균을 놓쳤지만 가을야구에 대한 '구도' 부산의 열망을 모른채 할 수 없는 상황이다.

SK는 선수 출신인 민경삼 단장이 사임한 뒤 후임으로 염경엽 전 감독을 영입했다. 이는 최근 트렌드를 반영한 결과다. 넥센은 트레이닝 파트와 전문 코칭파트의 역량을 끌어올려 선수 육성을 강화하고 유망주 발굴에 힘을 기울였다. 선수단 평균연령이 낮고 연봉도 최저치지만 4년 연속 가을야구를 경험했다. 두산은 김태룡 단장과 김태형 감독의 시너지 효과 덕분에 2년 연속 한국시리즈를 제패했다.

한화가 지난해 11월 팀 체질 개선과 선수육성 등을 이유로 NC 다이노스 2군 육성본부장이었던 박종훈 단장을 영입한 것도 이 같은 효과를 겨냥한 포석이다. 넥센은 염경엽 감독 후임에 장정석 감독을 앉히고 내친김에 단장까지 선수 출신으로 바꿔 프런트 야구를 더 강화하고 있다.


단장이 야구를 더 깊이있게 알게되면 장기비전 수립이 쉬워지고 팀 운영에 있어 현장과 프런트가 같은 주제를 더 폭넓게 논의할 수 있다. 스카우트 파트나 운영파트가 일을 대충 대충할 수가 없다. 하지만 1군 선수단을 관장하는 감독과의 의견 마찰 가능성이 있다. 여전히 감독의 위상과 존재감은 대단하다. 결정을 내리는 데 있어 성적에 주안점을 두는 감독과 팀을 더 많이 생각해야하는 단장의 입장이 매번 같을 수는 없다. 둘 사이가 틀어지면 난감한 상황이 연출된다. 같은 곳을 바라보면 더 멀리 볼 수 있지만 서로 다른 곳을 바라보면 한발짝도 내디딜 수 없다.

최근 들어 선수 출신 단장이 유행이지만 3년전만 해도 주류는 아니었다. 삼성은 2011년부터 2014년까지 4년 연속 통합우승, 2015년까지 5년 연속 정규리그 1위를 차지했다. 왕조를 일궜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룹에서 파견한 사장-단장으로도 대단한 성적을 냈다. 이 기간 외부 FA 영입없이 육성과 선수 발굴로만 이룬 성과다. 올해 선수 출신 단장들의 성과내기가 만족스럽지 못하면 최근 트렌드 열기에도 변화조짐이 일 것이다.

메이저리그식 단장야구가 조기에 안착될 지 여부는 속단하기 힘들다. 자생구조가 확실한 메이저리그의 경우 성적을 향한 과감한 투자와 책임소재가 분명하다. 메이저리그 시카고 컵스는 지난해 108년 만에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뒤 올해부터 입장권 금액을 올리기로 했다. 더 좋은 야구를 손에 쥐고 당당하게 팬들에게 이에 걸맞은 대가를 요구한 셈이다.

KBO리그는 여전히 모기업 의존이 크고, 독자적인 생존 마케팅 역량이 부족하다. 미국과 시장 여건 차이가 크다. 한국식 단장야구는 단계적 변화, 현실 감안, 성적 조급증 등 넘어야할 벽이 존재한다는 의견이 많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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