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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선수단 의욕을 끌어올릴 수 있는 연봉 책정일까.
하지만 이를 반대로 해석하면 야구를 잘한 선수는 연봉이 합당하게 올라야 하는 게 맞다. 물론, 팀 성적에 대한 책임을 공평하게 물어야 한다는 전제 조건은 있지만 어찌됐든 성적이 좋았던 선수들은 보상을 받아야 한다. 그러나 선수단 연봉을 전체적으로 떨어뜨린 것에 비해 좋은 활약을 한 선수들의 인상폭은 냉정하게 책정했다.
올시즌 팀 마무리 부재 문제를 해결해준 김재윤. 52경기 8승1패1홀드14세이브를 기록했다. 블론세이브 3개가 있었지만, 이제 투수 전환 2년차고 마무리 첫 해 이 정도라면 소위 말하는 '대박'이라고 봐야 한다. 만약, 김재윤마저 없었다면 kt의 지난 시즌은 더 처참했을지도 모른다. 그런데 김재윤의 연봉은 7200만원에서 9000만원으로 오르는 게 고작이었다. 구단 첫 억대 연봉(FA 선수 제외) 선수는 나오지 않았다. 9구단 NC 다이노스의 경우 1군 3년차 시즌을 앞두고 나성범의 연봉이 7500만원에서 2억2000만원으로 오르며 억대 연봉을 훌쩍 넘어섰다. 물론, 나성범의 활약과 kt 선수들의 활약을 단순 비교 할 수는 없지만 상징성 측면에서 선수들의 기를 살려줄 수 있는 측면도 고려할 만 했다.
kt는 선발 주 권이 108% 오른 7500만원, 외야수 전민수가 85% 오른 5000만원을 받게 됐다고 그들을 전면에 내세웠지만, 작년 연봉이 너무 적은 선수들이라 인상률에 큰 의미가 없었다. 또, 개인적 물의를 일으키며 단 1경기도 뛰지 못한 장성우는 6500만원에서 5000만원으로 깎이는 데 그쳐, 비슷하게 삭감을 당한 다른 선수들은 상대적 아쉬움을 느낄 수밖에 없다. 팔이 아파 제대로 공을 던지지 못한 투수 최대성은 연봉이 8500만원에서 4000만원으로 반토막 났다.
이번 연봉 협상을 담당한 운영팀 입장에서는, 적은 돈으로 연봉 협상을 마감했으니 구단 고위층이나 그룹으로부터 칭찬을 받을 수도 있다. 하지만 어느정도 선수들의 동기부여가 될 만한 투자가 있어야 미래 더 큰 효과를 낼 수 있음을 생각하면 마냥 좋아할 일만은 아니라고 볼 수 있다. 아무리 열심히 해도 타 구단 다른 선수들과 비교, 연봉이 적당하게 오르지 않는다면 누가 더 이를 악물고 야구를 하게 될까.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