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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자이언츠는 사실상 전력 보강없이 오프시즌을 마무리해야 할 지도 모른다.
하지만 지난해 12월말까지 이어졌던 일본 프로야구의 러브콜도 현재는 소강 상태에 접어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언급됐던 일본 구단은 지바 롯데, 소프트뱅크, 한신, 라쿠텐 등이다. 그러나 이들 구단들이 외국인 타자를 속속 영입하면서 이대호 수요 열기는 식어버린 느낌이다. 이 때문에 결국 롯데가 이대호를 복귀시킬 것이라는 관측이 설득력있게 나돌고 있다.
그러나 롯데 이윤원 단장은 최근 "우리가 원한다고 되는 일이 아니다. 예의주시하고 있다"면서 이대호와의 협상에 먼저 나설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이 단장의 말대로 이대호를 품기 위해 롯데가 할 일은 사실 별로 없다. 이대호가 돌아온다면 롯데는 이를 마다할 이유가 없고, 황재균 문제와는 별개의 사안이라고 해도 오히려 그에 대한 필요성이 더욱 커진 상황이다.
일본 구단으로부터 이대호가 어떤 조건을 제시받았는 지는 알 수 없으나, 지금까지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면 여전히 고민중이라고 봐야 한다. 지난해 1월 일본 언론에 따르면 소프트뱅크는 이대호와 재계약하기 위해 3년-18억엔을 제시했다고 한다. 메이저리그 진출 이전의 이야기다. 지금 일본 구단들이 평가하는 이대호의 몸값은 그 정도는 안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렇다 하더라도 KBO리그와 비교할 수 있는 수준은 아니다.
평균 연봉으로 따지면 '앞 자리'가 다르다. 4년 계약 기준이라면 100억원선에서 논할 수준이 아니라는 이야기다. 이윤원 단장은 "일본 쪽에서 들려오는 이야기에 비춰보면 우리와는 수준이 다르다. 일본과 똑같이 경쟁한다면 너무 부담스럽다"고 했다.
결국 이대호의 선택에 달린 문제다. 롯데는 "상황을 지켜보면서 기다린다"고 했다. 만일 롯데가 이대호와의 재회에 실패한다면 전력 측면에서 상황은 '최악'으로 치닫게 된다. 이번 오프시즌서 롯데가 한 일은 외국인 선수 2명을 새롭게 영입한 것이 전부다. 롯데는 게다가 에이스 역할을 맡기려 했던 조쉬 린드블럼과는 재계약하지 못했다. 새 멤버인 투수 파커 마켈과 내야수 앤디 번즈는 아무리 후하게 봐도 투타를 이끌만한 재목은 아니다.
더이상 변수가 나타나지 않는 한 롯데는 간판타자 황재균과 에이스 린드블럼의 이탈을 제대로 메우지 못한 채 시즌을 맞게 된다. 이대호에게 달려들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지만, 협상 자리를 직접 마련할 상황은 아니다. 롯데가 '예의주시'를 강조하는 이유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