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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로 '왕따'를 자처한 LG 트윈스의 스프링캠프 전략은 무엇일까.
그런 가운데 LG의 행보가 눈에 띈다. LG는 원래 2차 실전 위주 훈련을 위해 일본 오키나와에 머물렀다. 이시카와 구장을 꾸준히 본거지로 사용해왔다. 하지만 올해 큰 변화를 줬다. 미국에서 돌아오지 않는다.
2년 전부터 NC와 kt 위주로 미국 LA 리그를 구성하자는 얘기가 나왔었다. 롯데 자이언츠가 꾸준히 참가 의사를 밝혔고, 점점 추워지는 2월 오키나와 날씨 탓에 많은 팀들이 관심을 보였다. 하지만 현지 경기장 섭외 등에 문제가 있어 실현되지는 못했다.
한국팀들끼리 연습경기를 치르며 실전 감각 조율을 하는 게 보통인데 LG는 왜 이런 선택을 한 걸까. 여러 의도가 숨겨져있다. 일단, 올해부터 1차 캠프가 2월1일 개막으로 늦춰졌다. 미국에 들어갔다 2주도 안돼 다시 일본으로 옮기는 일정이 비효율적이라는 판단이다. 시차 적응 등에 선수들이 애를 먹을 수 있다.
그런데 애리조나에 홀로 남으면 실전 훈련을 할 수 있을까. LG 프런트의 빠른 움직임으로 벌써 5~6경기 일정을 잡았다. 그 시기 애리조나에는 메이저리그 팀들이 캠프를 차린다. 메이저리그 팀들은 아니더라도 여러 마이너리그팀들과 교류전을 치를 수 있다. 마이너리그에도 150km가 넘는 싱싱한 공을 뿌리는 투수가 수두룩하다. 전체 전력을 떠나 젊고 힘 넘치는 현지 선수들과 붙어보는 자체가 실전 감각을 끌어올리는데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LG는 현재 확정된 건 5~6경기지만 최대 8~10경기로 경기수를 늘릴 예정이다.
마이너리그 팀 뿐 아니라 애리조나 지역으로 훈련을 오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각국 대표팀들도 좋은 파트너가 될 수 있다. 운이 따르면 레벨 높은 현역 메이저리거들을 상대해볼 수 있다. 최악의 상황에는 현지 대학팀들을 섭외하면 경기 수를 충분히 채울 수 있어 LG는 걱정이 없다. 대단히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겠지만, 국내팀들과 연습경기를 안하면 전력 노출을 최소화할 수 있는 효과도 있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