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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디 밴헤켄(38·넥센)이 가지고 있는 보이지 않는 가치. 노쇠화라는 장애물도 뛰어넘을 수 있을까.
2015시즌에도 15승8패로 좋은 성적을 남긴 밴헤켄은 지난해 일본 진출을 선언했다. KBO리그에서 보여준 인상적인 활약이 NPB 관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생각 같지 않았다. 밴헤켄은 일본에서 뛸 당시, 외국인 선수를 대하는 일본야구 분위기 적응에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밴헤켄 뿐만 아니라 많은 외국인 선수들이 일본에서 공통적으로 체감하는 부분이다. 외국인 선수 보유 제한이 없는 만큼 무한 경쟁이 요구된다. KBO리그와 가장 다른 부분 중 하나다.
포스트시즌은 결국 분위기 싸움이다. 더그아웃에서 선수단 분위기를 띄우거나, 살릴 수 있는 존재가 필요하다. 넥센은 그런 선수 중 한명으로 밴헤켄을 떠올렸다. 밴헤켄은 야구 실력으로도 '에이스'지만, 팀 내에서 모범적인 태도로 많은 칭찬을 받는 선수다. 활발하고 수다스러운 성격은 아니어도 진중하고, 성실해 높은 신뢰도를 가지고 있다. 결국 넥센은 그가 가지고 있는 무게감을 원했던 것이다.
결과는 성공이었다. 한국에 돌아오자마자 연거푸 5연승을 달리더니, LG 트윈스와의 준플레이오프에서 2차전 선발로 나서 7⅔이닝 3안타 1볼넷 5삼진 1실점 '완벽투'를 펼쳤다. 1차전을 LG에 내주며 위기에 몰렸던 넥센은 밴헤켄의 활약으로 2차전을 이겼고 1승1패 동률을 만들었다. 팀이 필요로 했던 역할을 해냈다.
하지만 올해에도 2014,15시즌 때와 같은 위력의 공을 던질 수 있을지는 누구도 장담하지 못한다. 1979년생인 밴헤켄은 30대 후반에 접어들었다. 국내 선수들 중 최고참급에 속하는 이택근(1980년생)보다도 1살이 많다. 신체적 나이로 최전성기는 지난 나이다. 때문에 노쇠화를 걱정할 수밖에 없다.
구단도 대비책은 마련해뒀다. 밴헤켄이 가장 좋은 공을 던졌을 때만 기억하고 목맬 수는 없다. 구단 역대 외인 최고 연봉인 110만달러(약 13억원)에 영입한 션 오설리반이 1선발 특명을 받았다. 밴헤켄은 2선발로 '원투펀치'를 꾸릴 예정이다. 오설리반이 기대대로만 해주고, 밴헤켄이 뒤를 받친다면 선발진에 힘이 생긴다.
물론 밴헤켄에게 기대하는 '에이스 그 이상의 가치'도 변함없다. 선수들도 오랜 시간 함께한 밴헤켄을 특별하게 생각하고 있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