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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승환을 어떻게 할 것인가.
이런 가운데 김인식 감독은 4일 대표팀 코칭스태프 회의를 열어, 오승환의 합류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여론의 향방을 주시하고 있다.
KBO리그 감독들은 '뜨거운 감자' 오승환 문제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스포츠조선이 3일 KBO리그 10개 구단 감독(일부 구단 수석코치, 코치)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했다. 민감한 사안임을 감안해 익명을 전제로 의견을 들었다. 찬반이 팽팽했다. 5명이 찬성했고, 5명이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찬성 의견을 낸 지도자들은 현실론을 꺼냈다.
A감독은 "대회 성적을 우선할 것인지 아니면 2020년 도쿄올림픽을 준비하는 과정인지 확실히 정해야 한다. 일단 한국에서 1라운드가 개최되는 만큼 성적을 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이어 "오승환같은 확실한 마무리가 없으니 뽑아야 한다. KBO가 징계했는데, KBO리그 선수가 아닌 상태에서 내린 결정이다. 징계는 KBO리그에 복귀했을 때 소화하면 되는 일이다"고 했다. 이 감독은 이어 "다만, 지난 시즌 세이브왕 김세현을 중용하면 고민이 덜했을 텐데 아쉽다"고 했다. 불가피한 상황이라 찬성은 하지만, 대표팀 코칭스태프가 논란을 키운 측면이 있다는 지적이다. 50인 예비 엔트리에 포함된 김세현은 28인 최종 명단에는 들지 못했다.
B감독은 "그동안 각종 국제대회에서 많은 역할을 해 준 선수다. 팬들을 실망시켰다면 야구로 갚을 기회를 주면 된다"고 했다. 1~3회 WBC 등 국제대회에서 꾸준하게 기여한 점을 인정해줘야한다는 의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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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칙을 지켜라.
반대한 이들은 원칙과 대표팀의 무게를 강조했다.
E감독은 "국가대표라는 자리는 단순히 실력만으로 오를 수 있는 자리가 아니다. 국민을 대표하는 자리인만큼 전 국민들로부터 성원을 받을 수 있는 선수여야 한다"고 했다. 논란의 대상이 된 선수는 대표 자격이 없다는 설명이다. F감독은 "이 시점에서 논란이 된 다는 게 말이 안 된다. 처음에 왜 안 뽑았는지 생각해봐야 한다"며 상황논리를 비판했다.
부정적인 견해를 밝힌 감독들도 오승환의 대표팀 합류가 전력에 도움이 된다는 점은 인정한다. 다만, 성적보다 중요한 게 있다고 했다. G감독은 "전력으로 보면 있는 게 좋은데, 원칙까지 깨면서 뽑을 필요가 있는 지 의문이다"고 했다. H감독은 "1000만 관중을 바라보는 이 시대에, 프로야구도 기초가 중요하다. 기존에 만든 규정과 규칙을 지키는 게 중요하다. 성적 부담이 크고 걱정이 되겠지만, 다음을 위해서라도 안 뽑는 게 맞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다른 감독은 "감독이 원한다면 뽑는 게 맞지만, 이번에는 상황이 다르다"고 지적했다. 부족하면 부족한대로 대표팀을 꾸리면 되는데, 기존 틀을 흔들면서까지 무리를 해선 안 된다는 의견도 있었다.
50인 예비 명단에 빠져있는 오승환이지만, 최종 엔트리 제출 마감시간인 2월 6일까지 변경이 가능하다. 이제 공은 김인식 감독에게 넘어갔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