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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년(丁酉年) 새해가 밝았다. 영웅 군단이 그리는 2017년 최상의 시나리오는 어떤 모습일까.
넥센은 새해에도 새로운 실험을 이어간다. 먼저 사령탑이 바뀌었다. 염경엽 감독이 자진사퇴를 하고, 코치 경험이 없던 장정석 전 운영팀장이 신임 감독으로 부임했다. 새로운 체제 속 변화는 불가피해 보인다.
◇외국인 3인방 동반 폭발
새해에는 밴헤켄과 '새 얼굴' 션 오설리반이 함께 한다. 오설리반은 연봉 110만달러(약13억원)로 넥센 구단 역대 최고 몸값을 경신한 '특급 기대주'다. 넥센은 당초 나이가 많은 밴헤켄을 고려해, 1선발급 외국인 투수 영입을 원한다고 밝혔었다. 오설리반이 그 기대치대로 해준다면 선발진 계산이 훨씬 쉬워진다.
재계약에 성공한 타자 대니돈의 활약도 관건이다. 대니돈은 지난해 부상으로 아쉬움 속에서 시즌을 마쳤다. 타격 성적 자체는 크게 나쁘지 않지만 임팩트가 없었다. 중심 타선 강화를 위해서는 대니돈이 중심을 지켜줘야 한다. 무릎 부상을 떨친 그가 2016시즌 초반 활약을 풀타임으로 보여준다면 더이상 바랄 것이 없다.
◇새해에도 도루로 흔드는 야구
154도루로 2016시즌 10개 구단 중 도루 전체 1위에 오른 넥센은 홈런 군단에서 대도 군단으로 체질 변신에 성공했다. 도루 성공률 65%로 아주 높은 편은 아니지만, 가장 많이 시도(237번) 했고, 가장 많이 성공했다.
팀 내 선수 가운데 전체 순위권 안에 들 정도로 많이 성공한 이는 없다. 하지만 두루두루 많이 시도했고, 6명의 선수가 두자릿수 도루를 기록했다. 고종욱과 김하성이 팀 내 최다인 28도루를 성공한 데 이어 서건창이 26개의 도루로 그 뒤를 이었다. 임병욱(17도루)과 박정음(16도루) 등도 2017시즌의 도루 기대주다.
도루는 넥센이 선택한 최고의 변신 방법이다. 홈런을 칠 수 있는 타자가 급격히 줄었기 때문이다. 2014시즌 199홈런, 2015시즌 203홈런으로 팀 홈런 부문 압도적인 1위였던 넥센은 올해 134홈런으로 크게 감소했다. 하지만 도루로 상대를 흔드는 야구를 펼쳤고 성공했다.
◇채태인+김태완 전성시대
넥센 타선에 '키 포인트'인 2명의 타자가 있다. 바로 채태인과 김태완이다. 2016시즌 개막 직전 트레이드된 채태인은 1군에서 124경기를 뛰었다. 타율 0.286-106안타-7홈런-72타점으로 아주 만족스러운 성적은 아니었다. 큰 부상은 없었지만 고질적인 무릎 부상도 여전히 그를 괴롭혔다.
예비 FA인 채태인이 삼성에서의 2013~2015시즌 활약을 다시 보여준다면 천군만마다. 넥센은 지난달 채태인과 연봉 3억원 동결로 사인을 마쳤다.
진짜 '미지수'는 김태완이다. 한화를 떠나 지난달 넥센이 영입을 공식 발표한 김태완은 야구 인생 2막을 준비하고 있다. 최근 2년 동안 1군 경기 출전이 합계 46경기밖에 안된다. 대타로 나선 경기가 더 많았던 것을 감안하면 더더욱 역할이 줄어든다.
장정석 감독은 "김태완은 분명히 능력을 가지고 있는 친구다. 그 능력을 제대로 보여준다면 우리 팀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면서도 "간절함을 증명해야 할 것"이라는 전제를 달았다. 아직 구체적인 활용법은 정해지지 않았지만, 스프링캠프에서 제대로 보여준다면 기회가 갈 수 있다.
좌·우 타자인 채태인과 김태완이 완벽하게 살아난다면, 넥센 타선은 새로운 컬러로 완전체에 가까워진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