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박병호, 부활 조건은 각각 건강과 적응력

노재형 기자

기사입력 2017-01-01 11:03


LA 다저스 류현진은 오는 2월 시작되는 스프링캠프에서 건강한 어깨와 팔꿈치를 증명해야 한다. 그래야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 지난해 7월 8일(한국시각)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전에서 복귀 경기를 치르고 있는 류현진. ⓒAFPBBNews = News1

텍사스 레인저스 추신수와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오승환, 볼티모어 오리올스 김현수는 팀내 입지가 탄탄하다. 피츠버그 파이어리츠 강정호는 국내서 음주운전으로 논란을 일으켰지만, 소속팀의 주축 멤버임을 부인할 수 없다.

그러나 LA 다저스 류현진은 지난 2년간 부상으로 제 역할을 하지 못해 팬들의 기억에서 잊혀진 지 오래다. 미네소타 트윈스 박병호는 지난해 데뷔 시즌 4월 한 달간 괴력을 뽐내며 빅리그 홈런타자로 자리를 굳히는 듯했지만, 기세를 이어가지 못하고 부진에 빠져 마이너리그로 떨어졌다. 새해 부활을 노리는 대표적인 코리안 메이저리거는 류현진과 박병호, 둘이라고 봐야 한다.

류현진은 2015년 5월 왼쪽 어깨 와순 수술을 받고 아직까지 재활을 진행해 오고 있다. 지난 시즌을 마치고 조용히 귀국한 류현진은 잠실구장에 나가 LG 트윈스 김용일 트레이너의 도움을 받으며 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류현진은 현재 아픈 곳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2년간 공백은 너무나도 크다. 지난해 7월 샌디에이고 파드리스를 상대로 복귀전을 치렀지만 구위가 신통치 않아 다시 부상자 명단에 올랐고, 9월에는 왼쪽 팔꿈치 괴사조직을 제거하는 수술까지 받았다. 이런 까닭으로 다저스는 류현진을 사실상 전력 외로 분류하고 이번 오프시즌서 새 인물로 선발 로테이션을 구성했다.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가 건재하고 지난해 메이저리그 데뷔 시즌서 16승을 거둔 일본인 투수 마에다 겐타가 3선발로 지목받고 있다. 2선발은 FA 자격을 얻은 뒤 다시 다저스와 3년 4800만달러에 재계약한 리치 힐이 맡는다. 4선발은 지난 시즌 빅리그에 데뷔해 5승2패, 평균자책점 3.39를 거둔 훌리오 유리아스가 유력하다. 나머지 선발 한 자리를 놓고 부상에서 재활중인 류현진과 브랜든 맥카시, 스캇 카즈미어 등이 다툴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다저스는 40인 로스터 경계에 몰려있는 알렉스 우드, 로스 스트리플링, 호세 데 리온 등도 선발 후보로 꼽히고 있어 류현진의 경쟁 여건은 만만치 않다.

특히 류현진은 수술을 두 차례나 받은 만큼 다른 경쟁 투수들에 비해 물음표가 많이 따라붙는 상황. CBS스포츠, 폭스스포츠 등 현지 언론들은 지난 연말 다저스가 2017년 우승을 하기 위해서는 류현진 등 부상을 당한 선수들이 건강을 잘 유지해야 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결국 류현진으로서는 스프링캠프에서 건강하다는 것을 입증해야 하고, 시범경기서 신중하고 의심이 많은 데이브 로버츠 감독에게 선발로 써도 된다는 믿음을 심어줘야 한다.

박병호 역시 상황의 녹록치 않다. 박병호는 2015년말 미네소타와 4년간 1200만달러에 계약했다. 메이저리그 신분을 보장받았으니 안정되게 빅리그에 정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였다. 그러나 한 달여 정도 '반짝'했을 뿐 5월 들어 빠른 공에 고전하면서 추락하기 시작해 결국 마이너리그행을 통보받았다. 데뷔 시즌 성적은 62경기에서 타율 1할9푼1리, 12홈런, 24타점이었다. 마이너리그 시즌 말미에 손가락 수술을 받기도 한 박병호는 현재 몸상태는 좋은 편이다.

일찌감치 귀국해 개인훈련을 시작한 박병호는 재활과 타격폼 수정을 병행하고 있다. 지난해 9월 귀국 인터뷰에서 그는 "몸으로 느꼈던 부분을 바탕으로 많이 바꿔야 할 것 같다. 일단 타격폼을 수정해야 할 것 같다. 좀 더 간결하게 해야 힘 있는 투수들을 상대할 수 있다. 올 시즌 타격 코치를 처음 대하고, 타격 코치도 나를 처음 대해 말을 많이 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메이저리그에서 150㎞대 중후반의 빠른 공을 치지 못하면 결코 살아남을 수 없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꼈다는 의미다.


그러나 미네소타가 박병호의 활용폭을 어느 정도로 잡고 있는 지는 알 수 없다. 일단 스프링캠프에서 경쟁을 뚫어야 한다. 올해 1루수와 지명타자로 47경기에 출전해 타율 2할3푼, 10홈런, 20타점을 올린 케니 바르가스와 지명타자와 외야 및 3루를 보는 미구엘 사노를 넘어서야 한다. 여기에 미네소타는 지난달 1루수 요원인 맷 헤이크, 레이날도 로드리게스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으며 스프링캠프에 초청했다. 박병호에게는 잠재적 경쟁자들이다.

스프링캠프 시범경기까지는 2개월, 시즌 개막까지는 3개월 정도가 남아 있다. 류현진과 박병호가 건강한 몸과 정상적인 컨디션을 찾을 시간은 충분히 주어져 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미네소타 트윈스 박병호는 스프링캠프에서 지명타자 및 1루수 요원으로 경쟁을 펼쳐야 한다. 지난해 6월 9일(한국시각) 마이애미 말린스전에서 홈런을 치고 홈인하고 있는 박병호. ⓒAFPBBNews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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