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원하늘숲길트레킹

스포츠조선

KIA 양현종의 잔류에 당황했나

권인하 기자

기사입력 2016-12-12 23:27


KIA 양현종. 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에이스가 해외진출을 포기하고 팀에 남겠다고 했는데 구단은 당황한 듯 하다. KIA 타이거즈 얘기다.

양현종은 지난 10일 가족 회의 끝에 해외진출로 나가지 않고 KIA에 남기로 결정했다. KIA 구단은 양현종의 의사를 확인하고 본격적인 협상에 나섰다. 12일 양현종의 잔류 선언 이후 첫 만남을 가졌고, 천천히 협상을 진행하자고 했다.

KIA는 FA(자유계약선수) 시장이 열리기 전부터 양현종이 해외에 나가지 않으면 반드시 잡겠다고 했다. 윤석민이 어깨 수술로 내년 전반기 출전이 힘든 상황에서 양현종의 이탈은 마운드 구심점을 잃는 것과 마찬가지다. 양현종측은 일본 프로야구 요코하마 DeNA와 2년간 6억엔의 좋은 조건에 협상중이었다. 그런데 친정팀 KIA에 남겠다고 선언했다. 당연히 구단이 적극적인 계약 의지를 보일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KIA의 행보가 예상보다 느리고, 적극성이 떨어지는 것처럼 보인다. 양현종 잔류 결정이 생각하지 못한 시나리오였기 때문일까.

KIA는 이미 FA 영입에 140억원을 썼다. 외부 FA 최형우와 100억원에 계약했고, 내부 FA 나지완에게 40억원을 주고 잔류시켰다. 최형우를 영입하면서 삼성에 준 보상금 14억원까지 더하면 이번 FA 시장에서 KIA가 쓴 돈은 154억원에 이른다. 이미 쓸만큼 쓴 셈이다. 물론, 구단이 발표한 금액이 그렇다는 애기다. 인센티브(옵션)까지 포함하면 금액은 더 크다.

KIA는 외국인 투수 영입에도 이미 많은 돈을 썼다. 헥터 노에시와 지난해와 같은 170만달러에 재계약을 했고, 두번째 외국인 투수 팻 딘을 90만달러에 데려왔다. 다른 팀의 1선발급 몸값을 주고 좌완 팻 딘을 데려온 것은 양현종의 공백을 염두에 둔 결정으로 해석된다.

KIA는 양현종이 해외진출에 나갈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지난달 최형우와 계약했을 때 KIA 관계자는 "양현종의 해외 진출 의지가 커서 잡기가 어려울 것 같았다. 투수를 보강해야 하는데, 상황이 여의치가 않아, FA 중 최형우가 가장 좋은 카드라고 판단해 계약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양현종의 잔류는 분명히 반가운 일이다. 그런데 그의 해외진출에 대비해 이미 투자를 하고, 팀 전력을 구성한 구단으로선 추가 예산이 필요한 상황이다. 구단 입장에서 보면, 양현종의 잔류가 돌발변수인 셈이다.


KIA 구단은 "합리적인 선에서 계약을 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국내 에이스, 프랜차이즈 스타라는 상징성을 감안하면 여러가지 고민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양현종은 최근 3년간 두 자릿수 승을 거둔 핵심 투수다. 구단이나 양현종 모두 지난해 4년-90억원에 계약한 윤석민, 지난달 4년-100억원에 영입한 최형우를 의식할 수밖에 없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핵꿀잼' 펀펌+'핵미녀' 디바 스포츠조선 바로가기[스포츠조선 페이스북]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