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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좋은 외국인 선수들을 뽑아 놓았으니 상대팀이 쉽게 이길 수가 있나." 시즌 중에 A팀 감독은 부러움이 가득한 목소리로 이렇게 말했다.
보우덴은 니퍼트와 함께 강력한 외국인 '원투펀치'를 구성했다. 18승7패, 평균자책점 3.80. 8월 이후에는 패전이 없다. 8월 6일 롯데전 패전(3⅓이닝 6실점)을 마지막으로 9경기에서 패 없이 6연승을 달리며 기분 좋게 시즌을 마무리했다. 올해 연봉 65만달러(약 7억5000만원)인 그는 재계약을 할 경우, 몸값 폭등이 불가피하다.
유독 외국인 타자 복이 없었던 두산에 에반스라는 존재는 고민을 해결해주는 역할을 했다. 4번 타자를 꿰찬 김재환과 함께 중심 타선을 받친 에반스는 123안타 24홈런 81타점 타율 0.308로 새로운 성공 사례를 제시했다. 에반스의 연봉은 보우덴보다 더 낮은 55만 달러(약 6억3000만원)다.
니퍼트와 보우덴은 1,3차전 데일리 MVP를 따냈다. 니퍼트가 1차전에서 8이닝 무실점 완벽투를 펼쳤고, 보우덴은 3차전 승리를 확정 짓는 7⅔이닝 11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둘이 이번 시리즈 4승 중 2승을 합작하면서 우승으로 가는 길도 한결 수월했다.
외국인 선수 3명이 페넌트레이스는 물론, 단기전에서도 완벽했던 사례는 없었다. 외국인 3명 보유 2명 출전이 시작된 2014년부터 여러 선수들이 성공을 거뒀으나 두산은 조금 특별하다.
5년 연속 정규 시즌 우승, 4년 연속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던 삼성도 2%씩 부족했다. 2014년 밴덴헬크, 마틴, 나바로와 2015년 클로이드, 피가로, 나바로가 가장 근접하나 두산만큼의 파괴력은 아니었다.
NC의 해커, 스튜어트, 테임즈도 있다. 하지만 테임즈가 MVP급 활약을 한 정규 시즌에서는 해커, 스튜어트가 부상으로 결장하는 기간이 있었고, 단기전에서는 반대로 테임즈가 침묵하면서 승부가 안됐다. 해커와 스튜어트가 분전했지만 터지지 않는 타선 앞에서 어쩔 도리가 없었다.
역대 가장 강력한 외국인 트리오. 이들을 앞세운 두산은 21년만의 통합 우승에 성공했다. 좋은 외국인 선수 영입 그리고 팀과의 궁합이 얼마나 중요한지 올해 두산을 통해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다.
창원=나유리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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