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경문 NC 다이노스 감독은 이번이 4번째 한국시리즈 우승 도전이다. 올해도 쉽지 않다. 1차전부터 3차전까지 모조리 내줬다. 29이닝 동안 NC는 1득점만 했다. 점수를 내지 않으면 아무리 잘해도 최고결과는 무승부다.
김 감독은 성공한 지도자다. 두산에서도 팀을 바닥부터 다져 5년, 10년 성장할 수 있는 토대를 쌓았다. NC에서도 마찬가지다. 제9구단 신생팀을 맡아 2013년 1군 무대 첫 해 정규리그 7위, 이듬해 정규리그 3위, 지난해 2위, 올해 2위로 4년만에 건강한 팀을 만들어냈다. 미래도 밝다. 박민우 나성범 최금강 등 젊은 선수들을 지속적으로 발굴, 성장시키고 있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 전승 우승(금메달)은 그에게 '국민 감독'이라는 영예를 안겼다.
김 감독은 이번 한국시리즈를 앞두고 "우리 팀이 벌써 3번째 가을야구를 맞고 있다. 선수들에게 경험이 쌓였다. 이번에는 다를 것"이라고 했다. 플레이오프에선 LG를 3승1패로 꺾고 한국시리즈행 티켓을 손에 쥐었다. 한국시리즈에 대한 기대도 남달랐다. 하지만 지난 1일 한국시리즈 3차전에서 0대6 완패 후 김 감독은 "나름대로 준비를 많이 했는데 방망이 침묵이 길어진다. 팬들에게 죄송할 따름이다. 두산 투수들의 구위를 인정한다"며 고개를 숙였다. 역대 가장 무기력한 한국시리즈라는 얘기도 나온다.
올해는 김 감독도 각오를 단단히 했다. 플레이오프부터 투수교체 타이밍도 대체로 빨리 가져가고, 타순 변화 등 벤치의 작전 운용이 더욱 활발해졌다는 평가도 들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야구는 선수들이 때리고, 던지고, 달려야 이긴다. 벼랑끝까지 몰린 NC의 창단 첫 한국시리즈. 매서운 바람이 세 차례나 가슴을 훑고 지나갔다. 창원=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
- Copyrightsⓒ 스포츠조선,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