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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실한 3선발이 있는 것과 확실한 4선발이 있는 것. 그 차이는 크지."
다만 지난해와 올해 두산의 차이는 분명히 있다. 올해 두산은 시작부터 강한 팀이었다. KBO리그 강팀의 새로운 기준이 됐다. 정규 시즌 한 팀 최다승 신기록(93승)까지 갈아치웠다. 삼성왕조와의 작별을 고하고, 두산의 시대를 활짝 연 것이다.
단기전에서도 공식은 틀리지 않았다. 특히 두산의 1~4선발은 압도적이다. 김태형 감독도 "지난해는 3명의 선발도 확실하지는 않았었다"고 돌아봤다. 작년 '에이스' 니퍼트가 정규 시즌에 워낙 좋지 않았었기 때문에 단기전에서는 어느정도의 활약을 해줄지 장담할 수 없었던 상황이었다.
니퍼트, 보우덴, 장원준, 유희관으로 이어지는 두산의 4선발은 올해 70승을 합작했다. 팀이 거둔 93승 중 70승이 1~4선발 팔에서 나왔다. 두산이 강팀이 될 수 밖에 없었던 가장 큰 이유다. 타 팀의 한 고위 관계자는 "리그에서 1~4위에 해당하는 투수들이 모두 두산에 있으니 무슨 수로 다른 팀들이 당해낼 수 있느냐"며 혀를 내두르기도 했다.
어렵게 찾아낸 약점인 불펜도 사실상 약점이 아니다. 단기전에서 가장 불안한 요소가 불펜일 것이라 예상됐으나 잘 보이지 않는다. 김태형 감독은 "불안하다는 이야기가 많이 나왔지만, 홍상삼과 이용찬의 합류로 나는 자신이 있었다. 보여지는 것으로는 NC 불펜이 더 좋을지 몰라도, 최근 컨디션은 우리 불펜 투수들이 더 좋았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공격력도 단연 최강이다. 두산 선수들의 자신있는 스윙은 한국시리즈에서도 변함이 없다. 4번 타자 김재환의 큰 경기 경험을 우려했으나 기우였다. 김태형 감독도 "지금은 우리 선수들 스스로가 자신감에 가득 차있다. 타격 모든 부문에서 우리가 더 낫다고 본다. 그리고 물러날 데가 없다는 것은 선수들이 더 잘알고 있다. 이판사판으로 붙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1년 사이 더 무섭게 발전한 두산은 2년 연속 한국시리즈 우승을 앞뒀다. 현재의 발전 속도와 주전 선수들의 기량, 두터운 백업층과 팜 시스템까지 고려했을 때 두산의 전성시대는 이제부터 시작일 수 있다.
창원=나유리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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