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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형이 3루수?' kt 이색 훈련 속 담긴 의미는?

김용 기자

기사입력 2016-02-14 06:01


 사진=김 용 기자

"서로의 마음을 알아야 하나의 팀이 될 수 있습니다."

kt의 1차 전지훈련이 한창인 14일(한국시각) 미국 애리조나주 투산 키노스포츠컴플렉스. 오전 훈련 말미 김민재 수비코치가 야수들을 불러모았다. 선수들이 훈련을 위해 그라운드로 뛰어나갔다. 그런데 이상했다. 이진영 유한준 이대형 등 외야수들이 내야에 머물렀고, 김상현을 비롯한 내야수들은 외야로 힘차게 뛰어나갔다.

김민재 코치가 외야로 타구를 날리기 시작했다. 공을 잡은 내야수들이 외야에서 내야로 송구를 했다. 내야에서 공을 잡은 외야수들은 태그 플레이 연습을 했다. 이어 외야수들이 내야 땅볼 펑고를 받았다. 그리고 홈송구를 하는 훈련이 이어졌다. 유한준이 3루에서 땅볼 타구를 잡고 홈에 정확히 공을 뿌릴 때, 김선민이 우익수 위치에서 3루에 빨랫줄 송구를 하자 "포지션 바꿔도 되겠다"는 농담섞인 탄성이 터져나왔다. 3루수 이대형은 마지막 내야 플라이 타구를 자신이 잡겠다고 크게 콜 한 뒤 공을 놓치며 넘어지는 몸개그로 훈련의 대미를 장식했다. 뛰고 던지는 선수들도, 지켜보는 이들도 즐거운 이색 훈련이었다.

무더운 날씨, 반복되는 훈련. 선수들도 사람이기에 지칠 수밖에 없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 각 팀들마다 이색 훈련을 실시할 때가 있다. 분위기 전환의 의미가 크다. 훈련이지만, 즐겁고 스트레스가 풀린다.

하지만 단순 놀이는 아니다. 훈련을 지휘한 김민재 코치는 "서로의 마음을 알아야 한다. 외야수가 내야에서 공을 받고, 홈에 공을 뿌려보며 '내가 송구를 할 때 더 정확히 던져줘야 하겠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내야수들이 외야에서 느끼는 것도 마찬가지다. 수비 위치는 다르지만, 서로 어떻게 하면 도움을 줄 수 있을까 고민할 때 팀은 더 강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투산(미국 애리조나주)=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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