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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20대 선발 투수 육성’에 눈 돌려야

임기태 기자

기사입력 2015-12-23 08:52


LG 이준형

LG는 유망주가 많은 팀입니다. 야수 중에는 서상우, 양석환, 유강남, 안익훈, 불펜 투수 중에는 김지용, 최동환, 이승현이 2015시즌 가능성을 보였습니다.

반면 LG의 선발 투수 중에는 20대 선수를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선발진의 상수인 류제국과 우규민은 30대입니다. 선발 로테이션 진입을 노리는 봉중근도 마찬가지입니다. 2015시즌 5선발 가능성을 시험받았던 김광삼은 봉중근과 고교 동기동창입니다. 장진용은 2016년 만 30세가 됩니다.

LG가 2015시즌 20대 선발 투수 발굴을 위해 노력하지 않았던 것은 아닙니다. 임정우를 스윙맨으로 활용했지만 선발보다는 불펜에서 인상적이었습니다.

고졸 2년차 임지섭에 시즌 초반 8경기의 선발 등판 기회를 부여했습니다. 하지만 1승 2패 평균자책점 6.25로 선발진 안착에 실패했습니다.

임지섭은 승패보다 세부 지표에 주목해야 합니다. 31.2이닝을 던지는 동안 18개의 안타를 맞아 피안타율은 0.176로 매우 뛰어났습니다. 구위가 강력해 상대 타자의 방망이를 이겨냈습니다. 하지만 36개의 볼넷을 허용해 자멸했습니다. 매 이닝 당 평균 1개 이상의 볼넷을 내줬습니다. 투구 폼을 뜯어고치고 구속을 낮추며 어떻게든 제구를 잡아보려 했지만 효과가 없었습니다. 임지섭은 시즌 종료 후 상무 입대를 결정했습니다.

지난 4월 LG는 kt와의 2:1 트레이드를 통해 우완 정통파 이준형을 영입했습니다. 이준형은 8월에 1군에 올라와 2경기에 선발로 나섰습니다. 하지만 2경기 모두 2이닝을 채우지 못했습니다. 볼넷으로 루상을 채운 뒤 적시타를 허용해 투구 내용이 좋지 않았습니다. 임지섭과 비슷하게 구속을 낮추며 제구를 잡으려 했지만 통하지 않았습니다.

선발 투수 육성은 지난한 작업입니다. 불펜 투수의 경우 빠른공에 변화구 하나만 묶어도 1이닝 전력투구로 성공할 수 있습니다. 반면 선발 투수는 투피치만으로는 배기기 어렵습니다. 5이닝 이상을 버티기 위해서는 제구력과 체력도 갖춰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타순이 한 바퀴 돈 이후 공략당하기 십상입니다. 지난 몇 년 간 KBO리그의 타고투저 현상도 선발 투수 육성에는 불리했습니다. 하지만 상위권 대부분 팀이 20대 선발 투수를 보유하고 있음을 LG는 잊지 말아야 합니다.

LG에 더욱 우려스러운 것은 2016시즌이 아닌 그 이후라는 지적이 있습니다. 베테랑들이 황혼을 맞이할 때 유망주의 성장이 늦어지면 새로운 암흑기가 도래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우규민이 2016시즌 종료 후 FA 자격을 취득하는 점도 변수가 될 수 있습니다.


선발 투수 육성은 힘들어도 결코 포기할 수 없습니다. LG는 작년 8월 챔피언스 파크를 개장하고 최근 이상훈 코치를 피칭 아카데미 원장으로 임명해 미래를 대비하고 있습니다. 20대 선발 투수 육성을 위한 LG의 노력이 결실을 맺을지 주목됩니다. <이용선 객원기자, 디제의 애니와 영화이야기(http://tomino.egloos.com/)>

※객원기자는 이슈에 대한 다양한 시각을 위해 스포츠조선닷컴이 섭외한 파워블로거입니다. 객원기자의 기사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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