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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 어떻게 꾸려야 할까.
당장 조상우를 마무리로 못 박아두기 애매해졌다. 조상우는 고교 시절 아픈 적도 없고, 지금도 팔꿈치나 어깨가 양호하지만 클로저로서 매 경기 2~3이닝을 책임질 수 없다. 이런 방식의 투수 운용은 며칠 간의 휴식을 보장해 줘야만 하고, 미국이나 일본에서는 찾아볼 수도 없다. '포스트시즌'이 아닌 '페넌트레이스'라면 말이다. 그런데 한현희가 없다면, 조상우를 7회부터라도 투입해야 하는 상황이 숱하게 만들어질 수 있다. 경기 중후반 리드를 지킬 수 있는 불펜 투수가 마땅치 않기 때문이다. 특히 불펜 투수들이 불을 질러 역전을 허용하기 시작한다면 조상우 의존도는 더 커질 것이다. 점수가 뒤집혀 못 쓸 바엔, 차라리 일찍 내보내 위기를 막자는 '유혹'이다.
결국 내년 시즌 넥센의 마무리는 조상우일 가능성이 100%에 가까웠지만, 한현희의 수술로 절반 가까이 떨어졌다. 조상우에게 긴 이닝을 맡겨 1승을 따내는 것보다 그에 따른 후유증이 더 클 것이 분명하다는 이유에서다. 무엇보다 그 승부수가 실패로 돌아간다면, 시즌 전체를 망칠 수 있다. 3이닝 세이브는 1년 중 한 번 나올까 말까다.
그렇다면 모든 가능성을 열어 두고 마운드 새판짜기를 할 수밖에 없다. 두 명의 외국인 투수와 양 훈이 1~3선발로 사실상 확정된 가운데, 다른 투수들은 올해와는 다른 보직을 받게될 공산이 크다. 당초 선발로 예상된 투수가 불펜으로 이동하거나, 불펜 투수가 전격적으로 선발로 시즌을 시작할 수도 있다.
일단 지금은 휴가다. 염경엽 감독과 코칭스태프는 쉬면서 캠프를 준비하고 있다. 조만간 코칭스태프 회의를 통해 대략적인 윤곽이 나올 예정. 확실한 건, 내년 시즌 넥센 마운드에는 큰 변화가 불가피하다는 점이다.
함태수 기자 hamts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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