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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일이 그냥 흘러갔다.
박재상과 고영민은 이름값이 있는 선수다. 박재상은 SK의 전성기 시절 주전 좌익수로 활약했었고, 고영민은 2008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의 주역이었다. 아무리 예전에 잘했더라도 앞으로의 기대감이 없다면 선뜻 데려가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는다. 박재상은 올해 108경기에 나가 타율 2할4푼8리, 7홈런, 37타점을 올렸다. 고영민은 타율 3할2푼8리의 고타율을 보였지만 경기 출전 수가 41경기로 적었다. 2010년 이후 100경기 이상 출전하지 못했다. 즉 주전이 아닌 백업요원이었다는 얘기다.
아무리 FA 시장이 과열됐다고 하지만 이는 보상선수를 주고서라도 데려오고 싶은 선수에만 국한된 얘기다. 데리고 올 선수보다 줄 선수가 더 아깝다면 데리고 올 필요가 없다. 박재상과 고영민은 타 팀에서 탐낼만한 베테랑이었지만 결국 보상선수를 주면서까지 데려오고 싶지는 않은 선수였다.
모든 FA가 타구단으로 이적할 때 보상선수를 주기로 돼 있는 규정에 대해 개정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매년 나온다. 성적이 좋은 대어들만 돈 많이 받고 이적하는 FA시장이 아닌 모든 선수들이 자유롭게 이적할 수 있는 FA시장을 만들어야한다는 것이다.
이번에도 또 보상선수의 벽에 막혀 두명의 선수가 굴욕의 계약을 눈앞에 두고 있다. 선수 등급에 따라 보상 규정을 달리하자는 목소리에 KBO는 귀를 기울여야 할 시기가 왔다. KBO가 돈 많이 받는 선수들을 위한 기구는 아니기 때문이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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